(서울=연합인포맥스) 신은실 기자 = 채권시장 참가자들은 29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의 의사록 공개가 8월 기준금리 인하 기대를 높였다고 진단했다. 금통위원 대부분이 경기 하방 위험에 대응해야 한다는 데 동의했기 때문이다.

시장 참가자들은 최근 채권시장이 조정을 받고 있지만, 이를 되돌리는 현상이 나타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국은행은 이날 7월 금통위 의사록을 공개했다. 시장의 관심이 쏠렸던 소수 의견은 정해방 위원이 제시한 것으로 확인됐다.

정 위원은 "세월호 사고 영향이 일시적이고 제한적인지, 장기적인 것인지 예단하기 어렵지만, 경제 주체들의 심리 위축이 장기화할 것으로 우려되기 때문에 선제적 경기 대응이 필요하다"며 금리 인하를 주장했다.

그는 지속적인 원화 절상 시 수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점도 강조했다.

금리 동결을 주장한 위원 5명 중 4명도 사실상 경기 하방 위험에 대응해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밝혔다.

A 위원은 "기준금리를 현 수준에서 유지하더라도 한국은행이 자금흐름 개선 노력을 강화해 내수회복과 성장잠재력 확충을 적극적으로 뒷받침하는 것은 필요하고도 바람직한 것으로 판단되므로 구체적 시행방안을 조속히 강구하는 것이 좋겠다"고 말했다.

B 위원도 "향후 통화정책 방향은 최근처럼 불안정하고 미약한 경기회복기에는 다양한 정책수단 선택으로 유연하게 경기회복을 유도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본다"고 언급했다.

채권시장 참가자들은 위원들의 발언이 금리 인하에 우호적이라며 8월 금리 인하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다만, 추가 금리 인하 여부는 앞으로 경기 지표에 따라 달라질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A 증권사 딜러는 "8월 금리 인하는 확실시된 것 같다"며 "한 명이 금리 인하를 주장했고, 동결을 주장한 위원들도 경기 하방 리스크나 구조적 문제에 대해 동의했다. 이들이 다음 달 금리 인하에 손을 들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B 운용사 펀드매니저는 "금리가 한번 인하하게 되면 적정 금리가 어느 정도냐를 두고 시장이 최근 조정을 받았다"며 "의사록 공개 이후 금리는 상승분을 되돌리며 추가 하락할 가능성이 커졌다"고 진단했다.

그는 "오늘 의사록이 공개됐고, 내일 산업생산지표까지 발표가 되면 3년물 금리가 좀 더 내려갈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시장 참가자들은 의사록 공개로 금리 한번 인하에 확신을 가지게 됐지만 두 번까지 인하할지는 여전히 의문이라고 진단했다.

C 증권사 딜러는 "정부는 50bp 인하를 강력히 원할지 모르겠지만, 시장 참가자들은 한국은행이 그리 호락호락한 기관이 아니라는 점을 인식하고 있다"며 "한은도 단순히 정부의 압박에 의해 금리를 추가로 내렸다가는 독립성 훼손 얘기가 나올 수 있어 신중하게 결정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추가 금리 인하 여부는 앞으로 발표되는 경제 지표에 달려 있다"며 "한은의 스탠스는 확인을 했으니 이제 추가 경제 지표 발표에 더욱 관심을 둬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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