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최진우 기자 = "시장조사로 소비자가 합리적이라고 느낄 수 있는 부품가격에 대해 (지속적으로) 연구하고 있다"

조규상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 부사장은 지난 30일 경기도 안성 부품물류센터에서 이같이 말했다.

벤츠는 올해 1월 전체 부품 가운데 6천개에 대해서 가격을 최대 28% 떨어뜨렸다.

최근 벤츠가 판매에 집중하고 있는 'A클래스'를 포함한 뉴컴팩트카(NCC)의 부품도 25%까지 인하했다. 8년이 넘은 차량은 4.3~10% 내렸다.

벤츠는 이번에 새롭게 설립한 안성 부품물류센터를 통해 중ㆍ장기적으로 부품값을 더욱 떨어뜨릴 계획이다.

조 부사장은 "물류비용을 최적화해 가격에 반영시킬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그가 부품값을 추가로 내릴 수 있다고 내세운 근거인 안성 부품물류센터는 이날 언론에 공개됐다.

축구장 2개 크기인 1만7천800㎡(약 5천400평) 규모로 지난 6월 지어진 이곳에서 우선 눈에 띄는 것은 지붕이다.

다른 부품물류센터와 달리 자연 채광설비가 있어서 햇빛이 공장 내부로 들어온다. 전체 지붕면적 가운데 8%를 자연채광이 가능하게 만들어놨다.

아울러 12개의 벤틸레이션 설비로 항상 공기를 바꿔줘, 여름이든 겨울이든 영상 12도의 온도로 물류센터가 운영된다고 이규민 이사는 설명했다.

그는 "작업자의 환경을 개선해 업무 효율을 높이면 안전사고를 막는 데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더욱 안쪽으로 들어가니 가지런히 쌓인 재고가 눈에 들어온다.

1976년산 벤츠 S클래스에 쓰이는 부품까지 포함해 3만1천가지 넘는 품목이 선반 위에 올려져 있다. 이 물류센터의 저장공간은 5만9천600개에 달한다.

조 부사장은 "기간에 따라 수요가 많이 발생하는 품목은 2배 넘게 보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수레가 여러 개 달린 '왜건(Wagan)'도 물류센터를 다니면서 작업의 효율성을 높여주고 있었다.

이 물류센터의 백미는 순정 르만부품의 유통공간이다.

순정 르만부품은 고객 차량에서 회수한 부품을 순정 부품의 공정대로 다시 생산한 재제조 부품이다. 순정부품과 품질ㆍ보증기간이 같지만 가격은 74% 수준이다. 고객의 주머니에서 나가는 부품비용을 줄이고자 벤츠가 내놓은 아이디어다.

수입된 부품은 이곳을 거쳐 총 59개의 지점으로 배송된다. 서울ㆍ경기 지역은 하루에 두 차례, 그 외의 지역은 한 차례 보낸다.

벤츠는 조만간 야간 배송 서비스도 실시해 수리 기간을 획기적으로 단축시킬 계획이다.

벤츠가 안성 부품물류센터의 크기를 기존의 이천 부품물류센터보다 2.5배 키우고, 부품 보유물량을 1.5배 확대한 이유는 한 가지다.

애프터서비스(A/S) 능력을 강화해 고객이 다시 벤츠를 찾을 수 있게 하기 위해서다.

고질적인 문제점으로 지목되는 A/S 기간을 단축하고, 부품값을 내려 고객의 만족도를 높이겠다는 것이 벤츠의 목표다.

벤츠는 이 때문에 안성 물류센터를 지을 때 6천900㎡(2천100평)에 달하는 땅을 비워놨다. 언제든 부품을 저장할 수 있는 공간으로 바꾸기 위해서다.

이 이사는 "부품공급률을 현재 91%에서 95~96%로 올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jwcho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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