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국제경제부 = 31일(미국 시간) 뉴욕 금융시장에서 주가는 미국의 조기 금리인상 전망과 아르헨티나 디폴트(채무불이행), 유로존(유로화 사용 18개국) 디플레이션 우려 등 악재가 겹쳐 급락했다.

국채가격은 장기물은 소폭 하락한 반면 단기물은 상승하는 혼조 양상을 보였다.

달러화는 다음 날 미국의 7월 고용동향 발표를 앞두고 강보합세를 나타냈다.

유가는 공급 과다에 대한 우려가 지속돼 배럴당 100달러 밑으로 내려앉았다.

전날 미국의 2분기 국내총생산(GDP) 속보치가 시장에 '서프라이즈'를 선사한 가운데 미국의 고용비용지수가 6년여 만에 최대 증가율을 기록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조기 금리인상 가능성이 부각됐다.

미 노동부는 이날 2분기 고용비용지수(ECI)가 전분기대비 0.7%(계절 조정치) 상승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시장 예상치 0.5% 상승을 웃돈 것이다.

유로존의 7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예비치는 전년대비 0.4% 상승하는 데 그쳐 2009년 10월 이후 가장 낮은 상승폭을 기록했다.

유럽중앙은행(ECB)이 지난달 통화완화 패키지를 발표했음에도 인플레이션이 여전히 저조하자 일각에서는 디플레 가능성이 ECB의 생각보다 한층 크다는 지적이 나왔다.

아르헨티나는 전날 채무조정에 반대하는 채권단과 합의에 도달하지 못함에 따라 채권에 대한 이자지급에 실패해 사실상 디폴트에 직면했다.

국제 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가 전날 아르헨티나의 신용등급을 '선택적 디폴트(SD)' 등급으로 하향 조정한 데 이어 피치도 이날 아르헨티나의 등급을 '제한적 디폴트(RD)' 등급으로 강등했다.

◇ 주식시장

뉴욕증시에서 주요 지수는 연준의 정책 전망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커짐에 따라 큰 폭으로 하락했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대비 317.06포인트(1.88%) 하락한 16,563.30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는 전날보다 39.40포인트(2.00%) 밀린 1,930.67에 끝났고,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93.13포인트(2.09%) 떨어진 4,369.77에 장을 마감했다.

다우지수는 지난 한달 동안 1.6% 밀렸고, 올해 들어 0.1% 떨어졌다. S&P 지수는 7월 1.5% 하락했다.

지수는 장 초반 아르헨티나의 디폴트 소식과 2분기 고용비용지수(ECI) 상승 소식에 하락세로 출발했다.

전날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성명은 시장의 예상에 부합하는 '비둘기파' 성향을 드러낸 것으로 평가됐으나 2분기 성장률 호조로 투자자들은 연준의 정책이 앞으로 어떻게 전개될지 우려를 나타냈다.

다음날 노동부의 7월 비농업부문 고용자수와 실업률 지표 발표가 예정된 것도 이런 우려를 더욱 부추겼다.

시장은 연준이 내년 2분기 말이나 3분기에 금리 인상에 나설 것으로 대체로 예상하고 있으나 경기개선 속도에 따라 금리 인상은 이보다 더 빨라질 수 있다는 것이다.

지난 26일로 끝난 주간의 미국의 실업보험청구자수는 30만2천명(계절 조정치)으로 2만3천명 늘어났다. 전문가들은 30만8천명을 예상했다.

변동성이 적은 4주 이동평균 실업보험청구자수는 3천500명 줄어든 29만7천250명으로 집계돼 2006년 4월 이후 최저 수준을 보였다.

시카고 지역의 제조업 활동은 예상 밖의 하락세를 나타냈다.

공급관리협회(ISM)-시카고에 따르면 7월 시카고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52.6으로 전달의 62.6에서 크게 하락했다. 이는 시장의 예상치 63.5를 밑도는 것이다.

개별 종목 가운데서는 정유업체 엑손모빌이 분기 순익이 28% 증가했다고 밝혔음에도 주가는 4.2% 밀렸다.

홀푸드마켓과 크래프트푸드는 모두 실망스러운 실적을 발표했다.

유로존의 물가 둔화와 함께 포르투갈 최대 은행인 방코 에스피리토 산토(BES)의 대규모 순손실 소식은 유럽증시를 크게 떨어뜨리는 악재로 작용했다.

◇ 채권시장

미국 국채가격은 7월 고용동향 등 민감한 지표 발표를 하루 앞두고 하락 압력을 받았으나 월말에 따른 포트폴리오용 매입세로 낙폭이 극도로 제한됐다.

월스트리트저널(WSJ)-튤렛프레본에 따르면 7월 마지막 거래일인 이날 뉴욕채권시장에서 10년만기 국채가격은 전날과 같았고, 가격과 반대로 움직이는 수익률은 0.2bp 오른 연 2.560%를 기록했다.

이달 들어 10년만기 국채수익률은 4bp가량 상승했다.

30년만기 국채가격은 전장보다 4/32포인트 떨어졌고, 수익률은 0.7bp 상승한 3.320%를 보였다.

반면 5년만기 국채수익률은 전날보다 1.6bp 낮아진 1.754%를 나타냈다.

주간 고용지표 발표 뒤 7월 비농업부문 고용과 실업률 호조 전망으로 국채가격이 하락했다.

또 고용비용지수(ECI)가 예상치를 상회하는 상승세를 나타냄에 연준의 조기 금리인상 가능성이 부각된 것도 국채가격에 하락압박을 가했다.

10년만기 국채수익률은 한때 2.613%까지 올랐었다.

이후 시카고 PMI가 실망스런 모습을 나타내 국채가격은 낙폭을 축소했다.

정오를 앞두고 뉴욕증시가 낙폭을 더 확대한 데다 월말에 따른 포트폴리오 조정용 매입세가 유입돼 국채가격이 소폭 반등세로 돌아서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다음날 발표될 7월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와 시간당 임금상승률이 연준의 조기 금리인상 여부를 예측할 수 있게 할 것 같다는 관측을 제시했다.

◇ 외환시장

미국 달러화는 7월 비농업부문 고용 등 주요 지표 발표를 앞두고 유로화와 엔화에 강보합권에서 주로 등락했다.

연합인포맥스(6411)에 따르면 이날 오후 늦게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화는 엔화에 대해 달러당 102.80엔에 거래돼 전날 뉴욕 후장 가격인 102.79엔보다 0.01엔 올랐다.

유로화는 달러화에 대해 유로당 1.3390달러에 움직여 전날 뉴욕 후장 가격인 1.3397달러보다 0.0007달러 밀렸다.

유로화는 지난 5월 초 이후 달러화에 4.5% 하락했다.

유로화는 엔화에 대해 유로당 137.66엔을 기록해 전날 뉴욕 후장 가격인 137.71엔보다 0.05엔 떨어졌다.

이날 미국발 경제지표가 다소 혼조적 모습을 기록함에 따라 달러화의 주요 통화에 대한 움직임이 극도로 제한됐다.

한 시장관계자는 "현 시점에서는 연준이 고용비용지수 상승에 대해 즉각적인 인플레 위험으로 파악하기보다는 경제가 탄탄해지고 있다는 데 주목할 것 같다"고 해석했다.

유로화는 유로존 디플레 위험 증가로 엔화에 하락 압력을 받았으나, 이 요인이 상당 부분 반영됐다는 분석이 나온 데다 독일의 6월 소매판매가 4개월 만에 처음 증가세를 보임에 따라 낙폭이 제한됐다.

독일 연방통계청은 6월 소매판매가 전월보다 1.3%(계절 조정치)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다우존스가 집계한 전문가 예상치는 1.0% 증가였다.

뉴욕 애널리스트들은 점차 더 많은 투자자가 달러화 강세를 예측하고 있다면서 이는 연준이 2006년 이후 처음으로 금리를 인상할 것이라는 기대가 커졌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ECB과 일본은행(BOJ)은 금리 인상보다는 오히려 추가 부양책을 내놓아야 한다면서, 이는 미국 국채수익률 상승을 견인해 달러화의 추가 강세를 지지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 원유시장

뉴욕유가는 미국의 에너지 수요 둔화 우려와 캔자스주 소재 한 정유 공장의 가동 중단 장기화 소식 등이 지정학적 불안정을 상쇄함에 따라 배럴당 100달러 아래로 내려앉았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9월물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전날보다 2.10달러(2.1%) 낮아진 98.17달러에 마쳤다.

유가는 종가 기준으로 지난 3월17일 이후 최저치를 경신했다. 이달 들어 유가는 6.4% 이상 떨어졌다.

여름철 드라이빙 시즌이 정점에 도달했음에도 지난주 휘발유 재고가 증가해 세계 최대 소비국인 미국의 에너지 수요 감소 우려 전망이 증폭됐다.

전날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은 지난 7월25일로 끝난 주간의 휘발유 재고가 36만5천배럴 늘어났다고 발표했다.

미국 정유사들은 드라이빙 시즌에 대비해 여전히 설비가동률을 최대로 끌어올린 상황이다. 그러나 멕시코만에 위치한 정유사들의 정제 마진이 축소됨에 따라 이들이 8월 말 이전에 보수유지에 돌입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나왔으며 이는 미국의 원유재고 증가를 부추기게 된다.

일부 언론에 따르면 석유수출국기구(OPEC)는 아프리카와 중동에서의 불안정에 따른 생산 차질에도 7월 원유 생산량이 6월보다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CVR리파이닝은 이날 지난 7월29일부터 화재로 가동을 중단한 미국 캔자스주 몽고메리 카운티 소재 커피빌 정유공장 가동을 4주 동안 중단할 것 같다고 밝혔다. 커피빌 정유공장은 현물 인도 지점인 오클라호마 커싱지역의 원유를 사용한다. 공장 가동이 늦어질 경우 원유 소비가 줄어들어 주간 원유재고 증가를 견인할 가능성이 있어 유가 하락 재료로 작용한다.

뉴욕 애널리스트들은 정유사들의 가동률이 낮아진다면 미국 원유재고 역시 증가세로 돌아설 것이라면서 여기에 지난 수주 동안 머니매니저들이 브렌트유에 대한 롱포지션을 청산하고 있는 것도 유가에 부정적 재료로 작용했다고 풀이했다.

지난 7월22일로 끝난 주간에 머니매니저들은 브렌트유와 휘발유 파생상품에 대해 매도 규모를 급격히 늘린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지정학적 불안정이 새로운 국면으로 진입하지 않는다면 유가가 상승 추세를 나타내기 어려울 것 같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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