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지서 기자 = 민(民)에서 관(官)으로의 이동. 미국계 로펌 출신 변호사가 금융당국 고위공무원으로 임명되면서 금융권 안팎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주인공은 김학균 금융위원회 상임위원.

김 상임위원은 6일 연합인포맥스와의 인터뷰에서 "클라이언트가 아닌 국민을 위해 일할 기회가 생겨 기쁘다"며 "현안 파악을 시작으로 전문성을 살려 도울 수 있는 길을 찾겠다"고 말했다.

김 상임위원이 고국을 찾은 것은 16년 만이다.

1986년 서울대 법대를 졸업하고 나서 한국은행 국제금융부, 인사부, 자금부 등에서 근무한 뒤 미국행을 결심하고 나서 한국 땅을 밟은 것은 처음이다. G마켓과 우리자산운용, 매일유업 등에서 사외이사를 지내는 동안 출장 차 방문한 적은 있었지만, 그 기간은 일주일을 넘지 않았다.

그의 선택에는 '이례적'이란 단어가 따라다녔다.

법학을 전공하며 경제학을 함께 공부한 것부터 그랬다. 서른일곱의 나이에 한국은행이란 안정적인 직장을 그만두고 미국행을 선택한 것도 마찬가지였다. 금융위 1급 별정직 고위공무원 행보를 선택한 것도 그 궤를 같이한다.

하지만, 사명감이나 국가를 위한 봉사 같은 거창한 단어를 고국행을 설명하는 이유로 대진 않았다.

그는 "변호사로 일하는 동안 정부나 기업을 대변할 때도 있었지만 나를 찾아온 클라이언트였기에 무엇이 옳은가에 대한 가치판단을 할 수 없었다"며 "무엇이 국민과 나라에 더 좋은지를 고민할 수 있는 일을 하고 싶은 시점에 때마침 기회가 찾아왔고, 결과가 좋아서 기쁜 마음으로 한국을 다시 찾았다"고 소회를 밝혔다.

김 상임위원은 현재 '수험생의 마음'으로 업무 파악을 하고 있다. 더 챙겨보고 싶은 마음에 책상 위에 봐야 하는 보고서도 늘어나고 있다.

그를 영입하며 4개월 만에 상임위원 공석을 메운 금융위도 업무 진행에 박차를 가하게 됐다.

그는 "한국은행을 통해 거시경제를 살펴본 경험과 로펌에서 쌓은 전문성을 바탕으로 조직에 도움이 되겠다"며 "새로운 업무를 맡게 된 설렘을 끝까지 간직하고 일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jsje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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