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는 지정학 악재에도 반등



(서울=연합인포맥스) 국제경제부 = 6일(미국 시간) 뉴욕 금융시장에서 국채가격은 우크라이나와 러시아를 둘러싼 지정학적 불안정과 유로존 경제 둔화 우려로 안전자산 매입세가 증폭돼 상승했다.

엔화도 지정학적 불안정으로 유로화와 미국 달러화에 상승했다.

그러나 주가는 지정학적 우려와 유럽의 부진한 경제지표 등의 악재에도 소폭 올랐다.

뉴욕유가는 에너지 수요가 감소하는 시즌이 도래한 데 따른 매물 출회로 하락했다.

이날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를 둘러싼 지정학적 불안은 재차 고조됐다.

도널드 투스크 폴란드 총리는 이날 정보 관계자로부터 수 시간 전에 입수한 자료를 인용해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사태에 무력 개입할 위험이 증가했다고 판단할 만한 근거가 있다고 경고했다.

독일 외무부도 이날 성명을 통해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접경 지역 주둔 병력을 늘리고 이곳에서 군사훈련을 실시하는 등 추가적 긴장고조 행위를 계속하고 있다며 이를 중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상당수 서방 국가들의 식품 수입을 중단한 데 이어 유럽 항공사들의 자국 영공 통과 금지 조치를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럽의 지표 둔화 역시 투자 심리를 위축시켰다.

이탈리아 통계청은 2분기 국내총생산(GDP)이 전분기 대비 0.2%, 전년동기대비 0.3% 줄어들었다고 발표했다. 이탈리아는 올해 들어 2개 분기 연속으로 마이너스 성장세를 나타내 기술적 침체를 나타냈다.

독일의 6월 제조업 수주는 전달보다 3.2% 감소해 시장의 예상치 0.8% 증가를 크게 밑돌았다.

한편, 지난 6월 미국의 무역적자가 예상치를 밑돌아 미국의 국내총생산(GDP)이 개선될 것으로 전망됐다.

미 상무부는 6월 무역적자가 전월 대비 7% 감소한 415억4천만달러(계절 조정치)를 나타내 지난 2월 이후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마켓워치 조사치 450억달러를 밑돈 것이다.

◇ 주식시장

뉴욕증시에서 주요 지수는 우크라이나를 둘러싼 지정학적 우려와 유럽의 부진한 경제지표 등의 악재에도 소폭 올랐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대비 13.87포인트(0.08%) 상승한 16,443.34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는 전날보다 0.03포인트(0%) 오른 1,920.24에 끝났고,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2.22포인트(0.05%) 상승한 4,355.05에 장을 마감했다.

지수는 장 초반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발 지정학적 불안정이 부각돼 하락세로 출발했다.

주가는 이후 전날 S&P 500지수가 2개월 만에 최저치로 밀리는 등 약세를 보인 데 따른 반발 매수세가 유입돼 상승장으로 올라섰다. 지수는 그러나 장 막판 출렁이며 상승폭을 줄였다.

위험 회피 심리가 부각되면서 안전자산인 미국 국채와 금 가격이 상승세를 나타냈다.

이날 유럽의 경제지표가 부정적으로 나와 투자심리에 부정적 영향을 미쳤다.

골드만삭스와 JP모건 등은 2분기와 3분기 미국의 성장률 전망치를 상향 조정했다.

개별 종목 가운데서는 이동통신사 스프린트가 정부로부터 합병 승인을 받아내지 못해 T모빌 인수를 포기함에 따라 주가는 19% 밀렸다.

21세기 폭스는 타임워너에 대한 인수 제안을 철회해 업체의 주가는 3.3% 상승했다.

◇ 채권시장

미국 국채가격은 러시아발 지정학적 불안정과 유로존 경제 둔화 우려로 안전자산 매입세가 증폭돼 상승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튤렛프레본에 따르면 뉴욕채권시장에서 10년만기 국채 가격은 전날보다 4/32포인트 올랐고, 가격과 반대로 움직이는 수익률은 1.4bp 낮아진 연 2.473%를 기록했다.

30년만기 국채가격은 전장보다 7/32포인트 높아졌고, 수익률은 1.1bp 떨어진 3.272%를 나타냈다.

5년만기 국채수익률은 전날보다 1.8bp 내린 1.648%를 보였다.

러시아발 지정학적 불안정과 유로존 지표 실망으로 미국과 독일, 영국 국채 등 안전자산 매입세가 강화됐다.

10년만기 독일 국채수익률은 전날보다 6.6bp 낮아진 1.105%로 사상 최저치를 경신했다. 동일 만기 영국 국채수익률도 6.3bp 빠진 2.519%를 기록했다.

미 상무부의 무역수지 통계치에 따르면 미국의 대 러시아 제재 강화로 지난 6월 미국의 대 러시아 수출은 34% 급감하며 작년 1월 이후 최저 수준을 나타냈고, 러시아의 대 미국 수출은 10% 가까이 감소해 3개월 연속 줄어들었다.

지난 6월 미국의 무역적자가 수입 감소로 7%나 줄어듦에 따라 올해 2분기 성장률 잠정치에 긍정적 재료로 작용할 것으로 분석됐다.

무역수지 결과가 나온 뒤 오는 28일 공개될 2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잠정치를 상향 조정하는 부산한 움직임이 나타났다.

골드만삭스와 캐피털이코노믹스, JP모건의 경제학자들은 2분기 GDP 성장률 잠정치를 속보치인 4.0%보다 0.2%포인트 높인 4.2%로 조정했다.

재무부는 오는 12일에 270억달러 어치의 3년만기 국채를 입찰한다고 이날 밝혔다. 또 13일과 14일에도 각각 240억달러 어치의 10년만기 국채와 160억달러 어치의 30년만기 국채를 각각 발행한다.

뉴욕 애널리스트들은 지정학적 불안정과 유로존 침체 가능성 등으로 당분간 연방준비제도(Fed)의 조기 금리인상 우려가 완화된 듯하다면서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에 진입할 수도 있다는 위험이 커진 상황이어서 미국과 독일 국채 수요가 장중 내내 지속됐다고 말했다.

이들은 지정학적 불안정으로 무역수지가 긍정적인 모습을 나타냈으나 시장에 큰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 외환시장

엔화는 러시아발 지정학적 불안정으로 유로화와 미국 달러화에 상승했다.

연합인포맥스(6411)에 따르면 이날 오후 늦게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화는 엔화에 대해 달러당 102.10엔을 기록해 전날 뉴욕 후장 가격인 102.60엔보다 0.50엔 내렸다.

유로화는 엔화에 대해 유로당 136.63엔을 나타내 전날 뉴욕 후장 가격인 137.23엔보다 0.60엔 떨어졌다.

유로화는 달러화에 대해 유로당 1.3383달러에 움직여 전날 뉴욕 후장 가격인 1.3376달러보다 0.0007달러 높아졌다.

엔화는 러시아발 지정학적 불안정 우려로 유로화와 달러화에 강세를 보였다. 유로화는 유로존 경기 둔화 우려로 달러화에 장중 내내 하락압력을 받았다.

독일 제조업 수주는 시장 예상치를 밑도는 감소세를 보였다.

이탈리아의 경기침체 재진입 우려 역시 유로화 약세를 부추겼다.

이탈리아 통계청(ISTAT)은 지난 2분기 경제 성장률 잠정치가 마이너스(-) 0.2%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다우존스가 집계한 전문가 예상치인 0.2%를 밑도는 결과다.

인테사뱅크는 올해 이탈리아의 성장률이 -0.1%를 보일 가능성이 있다면서 그러나 지난 6월 산업생산이 0.9% 늘어난 데다 유로화 약세에 따른 수출 경쟁력 강화가 부각돼 3분기에는 긍정적 모습을 나타낼 수 있다고 강조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로 병력을 투입할 가능성이 상존해 있는 것 역시 지정학적 불안정을 부추겼다. 폴란드 총리는 우크라이나 국경 근접에 집결한 2만명의 러시아 병력이 우크라이나로 진입할 위협이 증폭됐다고 밝혔다.

유로화는 달러화에 한때 1.3332달러까지 하락해 9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날 오후 1시께 엔화는 거래량 급증 속에 달러화에 상승폭을 급격히 확대했다. 일부 애널리스트들은 한 거래자의 선물관련 주문 실수로 엔화 급등 현상이 나타났다고 전했다.

씨티FX는 고객 보고서를 통해 CME 거래에서 대규모 주문이 나오면서 시장이 이를 흡수하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했다면서 주문 규모는 2만7천 엔화 선물 계약이며 금액으로 추산하면 33억달러 수준이라고 전했다.

엔화는 달러화에 한때 101.76엔까지 급등했고 유로화에도 136.12엔까지 동반 상승세를 나타냈다.

뉴욕 애널리스트들은 거래 실수에 따른 이상 거래 현상을 제외하더라도 지정학적 불안정으로 엔화가 강세 지지를 받았다고 말했다.

이들은 유로존 경기 둔화 우려로 다음날로 예정된 유럽중앙은행(ECB)의 통화정책회의 결과에 더 주목하는 모습이 이어졌다고 덧붙였다.

◇ 원유시장

뉴욕유가는 미국의 주간 휘발유가 예상치를 상회하는 감소세를 나타냈으나 에너지 수요가 감소하는 시즌이 도래한 데 따른 매물 출회로 하락했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9월물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전날보다 배럴당 46센트 오른 96.92달러에 마쳤다. 이는 종가 기준으로 지난 2월3일 이후 최고치이다.

미 에너지정보청(EIA)은 지난 8월1일로 끝난 주간의 원유재고가 180만배럴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플랫츠 조사치 190만배럴 감소에 거의 부합한 것이다.

주간 휘발유 재고는 440만배럴 감소했고 정제유 재고 역시 180만배럴 줄어들었다. 애널리스트들은 휘발유 재고가 70만배럴 줄어든 반면 정제유 재고는 110만배럴 늘어났을 것으로 각각 예측했다.

EIA는 지난 4주 동안 휘발유 소비가 지난 6월13일 이후 최고치를 경신했다. 정유사들의 설비가동률은 전주의 93.5%에서 92.4%로 하락했다.

뉴욕 애널리스트들은 휘발유와 정제유 재고 감소로 유가가 개장 초 상승했다면서 그러나 에너지 수요가 줄어드는 시즌이 도래한 데 따른 우려와 전세계 원유의 공급 과잉이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 부각으로 유가가 하락했다고 풀이했다.

ys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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