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강규민 기자 = 포르투갈이 제2의 그리스가 될 것이라는 진단이 나왔다.

채권펀드 핌코의 모하메드 엘-에리언 최고경영자(CEO)는 18일(현지시간) 독일 시사 주간지 슈피겔과의 인터뷰에서 포르투갈이 받았던 780억유로의 구제기금이 모자랄 수 있다며 그리스처럼 2차 구제금융을 받아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엘 에리언 CEO는 "유감스럽게도 포르투갈이 두 번째 구제금융을 받아야 할 것"이라며 "이 경우 민간채권단 개입문제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금융시장이 또다시 긴장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리스의 국채 헤어컷(손실률) 방식이 포르투갈에도 적용된다면, 민간채권단들은 모든 것을 잃게 될 것"이라며 "유럽연합(EU)과 국제통화기금(IMF)이 국채 대부분을 보유한 상황이어서 나머지 사람들은 총알받이 신세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EU 정상들이 마치 그리스 문제를 해결한 것처럼 착각하고 있다"며 "그리스 구제금융 패키지는 얼마 지나지 않아 산산조각이 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독일 볼프강 쇼이블레 재무장관은 그리스의 구제금융이 '완전히 특별한 경우'라고 주장하면서 민간채권단이 그리스 국채 헤어컷을 추가로 감내할 일은 없을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그러나 IMF는 최근 보고서에서 "그리스가 여전히 위험한 단계에 있다"며 "국가가 경제 개혁을 빠르게 단행하지 않으면 추가 구제금융을 받아야 할지도 모른다"고 밝혔다.

또 "EU가 그리스를 지원하지 않으면 그리스가 무질서한 디폴트(채무불이행)에 직면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분석했다.

이번 그리스 2차 구제금융 과정에서 EU 당국자들은 시장의 신뢰를 잃은 것으로 알려졌다.

스페인 국채를 절반 이상 매도한 노르웨이 국부펀드는 그리스 구제금융에 반대하면서 "시장의 신뢰도를 키우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한 바 있다.

kkmin@yna.co.kr

(끝)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