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채권시장은 오는 14일 금융통화위원회에서 25bp 금리 인하를 기정사실로 여기는 분위기다.

연합인포맥스가 국내외 채권전문가 23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총 21명이 25bp 인하 쪽에 손을 들었다. 2명은 동결을 점쳤다. 지난달 폴에서 22명의 전문가 중 단 한 명만이 인하를 점쳤던 것과는 분위기가 확 달라졌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인하가 대세라는 전망 속에 동결 2명이 나온 것에 약간의 '불안감'과 '찜찜함'을 떨치지 못하는 모습이다.

소수지만 금리 동결을 주장하는 쪽의 논리가 금통위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일말의 의구심 때문이다.

지난 2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둔화했지만 최근 발표된 지표가 6월과 7월부터 회복세가 미미하게나마 살아나고 있고, 이는 금리를 낮추며 통화 정책 지원에 나설 압박의 강도가 완화된 것이라고 분석한다. 그뿐만 아니라 지난달 정부가 내놓은 41조 원 규모의 경기 부양책이 효과를 발휘할 시간이 필요하며, 원화가 약세로 돌아선 점도 금리를 긴박하게 인하해야 할 필요성을 줄였다는 것이다.

한편 이런 소수의 목소리와는 달리 대다수 금리 인하를 점치는 쪽에서는 '무슨 소리냐', 최근 제조업과 소비자 기대심리가 악화했고, 이는 내수 부진을 예고하는 것이라는 전망을 강화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성장률이 정부 연간 전망치를 밑돌 우려가 커 경기 부양을 위한 압박이 더욱 커졌으면 커졌지 줄지 않았다는 시각이다. 무엇보다 대학 선후배인 '이주열-최경환' 협업이 파열음을 내지 않을 것이라는 심리적 확신도 금리 인하의 강력한 배경이 되고 있다.

이런 대다수 금리 인하 전망 분위기 속에 만에 하나 금통위가 독립성을 내세우며 15개월째 '나 홀로 버티기'를 결단하면 채권시장은 최근에 보기 드문 '패닉'에 빠질 수 있을 것이다.

국고채 3년물 수익률이 올해 6월 초까지 연 2.8%를 웃돌다가 최근 2.5%로 떨어진 상태에서 금리 인하를 하지 않으면, 뒤통수를 때린 데 대한 '바가지 욕'이 고스란히 금통위로 향할 것으로 보인다. 통화당국은 당연히 시장으로부터 '불통'과 '불신'의 온갖 비난을 온몸으로 감수해야 할 것 같다.

금리를 인하한 이후 한은총재의 발언 내용도 시장에는 중요하다. 기준금리를 인하하더라도 지난해 5월 기준 금리 인하 직후의 기시감처럼 올해도 총재의 멘트의 내용에 따라 채권금리가 오히려 오를 수도 있어서다.

물론 올해는 작년과 달리 기준금리 인하 직후 금리 상승세가 제한될 것이라는 반론도 있다. 작년의 오름세는 국내 요인보다 벤 버냉키 의장의 출구전략 발언 영향이 컸고, 올해는 금리 인하 뒤에도 강화된 기준금리 추가 인하 기대와 고조되고, 지정학적 위험 등이 금리 우호적인 요인이 있다고 분석한다.

이래저래 이번 금통위는 채권시장 참가자들이 숨죽이며 지켜볼 근래 보기 드문 대형 이벤트가 아닐 수 없다.

(이사/취재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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