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현정 기자 = 올 하반기 저축은행들이 경영 효율성 제고를 위해 대거 계열사 합병에 나선다.

13일 금융당국과 저축은행업계에 따르면 업계 1,2위인 HK저축은행, SBI저축은행을 비롯해 웰컴저축은행, 한국투자저축은행, OK저축은행 등 5개 저축은행이 연내 계열사 통폐합을 마무리할 예정이다.

HK저축은행은 최근 금융위원회에 부산HK저축은행 합병 승인 신청서를 제출했으며, 한국투자저축은행도 지난 6월 예성저축은행 합병 승인을 요청했다.

금융위는 내달 정례회의에서 이 두 저축은행에 대한 안건을 올려 합병을 승인할 예정이다.

HK저축은행은 지난해부터 부산HK저축은행의 영업력이 크게 악화되자 흡수합병을 검토해 왔다. 부산HK저축은행이 HK저축은행의 100% 자회사이고, 자산규모도 10분의1 수준으로 작은 만큼 굳이 인력운영 및 영업 측면에서 중복 비용을 들일 필요가 없다는 이유에서다.

한국투자저축은행도 예성저축은행을 활용해 서울지역 영업을 확대, 자산성장과 이익개선을 이뤄낸다는 전략이다.

SBI저축은행도 9월30일 이사회를 열고 4개 SBI, SBI2, SBI3, SBI4로 나뉜 계열사 흡수합병 안건을 의결할 예정이다.

SBI저축은행은 부동산 경기 침체 등으로 부실이 크게 늘어나면서 금융당국으로부터 연말까지 계열사를 합병하라는 권고를 받았다.

1조원이 넘는 유상증자로 당국이 제시한 BIS비율 권고 기준까지 끌어올리는 데는 성공했지만 실적 면에서 큰 폭의 적자를 보고 있는 상황이라 합병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SBI저축은행은 합병이 끝나면 총자산이 3조6천562억원으로 HK저축은행(2조2천191억원)을 제치고 자산 기준 업계 1위에 올라서게 된다.

합병 후 점포는 현재보다 늘리되 조직 개편 및 인력 조정 등을 통해 경영효율성을 더욱 높여 나가겠다는 방침이다.

'러시앤캐시'브랜드로 유명한 아프로서비스그룹도 내달 말께 금융위에 OK·OK2저축은행 합병 승인 신청서를 제출할 계획이다.

최윤 회장은 두 은행 합병 후 현재 영업망이 없는 강원과 영남권 저축은행 추가 인수 계획도 밝힌 바 있다.

대부업체 웰컴크레디라인이 해솔·예신저축은행을 인수해 만든 웰컴저축은행도 올해 안으로 서일저축은행 합병을 마무리할 예정이다.

충청권 은행인 서일저축은행이 합쳐지면 영업구역도 기존 서울·경기·부산·창원 지역에서 전국구로 확대된다.

저축은행들의 통폐합 움직임은 치열한 시장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한 '덩치 키우기'로 해석된다. 영업환경이 날로 악화되는 상황에서 효율적인 경영 관리로 최대한 비용을 줄이고 실이익은 늘리겠다는 것이다.

당국 관계자는 "효율적인 영업전략 수립을 위한 계열사 통폐합 움직임은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며 "건전성이 좋아지는 등 기업가치가 높아지는 효과도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hj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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