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번 주 국제금융계의 눈은 미국 와이오밍주의 휴양지 잭슨 홀에 집중될 것으로 전망된다. 캔자스시티연방은행이 잭슨홀에서 주최하는 심포지엄에 전세계 통화정책 수장과 경제전문가들이 참석한다. 재닛 옐런 연방준비제도이사회 의장과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 등 각국 중앙은행 총재들도 함께 자리한다.

작년 잭슨홀 회의는 김빠진 맥주였다는 뒷말이 나왔다. 벤 버냉키 연준 의장이 퇴임 문제와 맞물려 불참했고 드라기 총재와 '통화정책의 개척자'로 불리는 마크 카니 영국 중앙은행 총재 등 통화정책의 거물들도 이런저런 사정을 이유로 참석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당시 연준 부의장이었던 옐런이 버냉키를 대신해 참석했으나 그는 의미있는 말을 단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 현직 의장이 불참한 상황에 부의장이 통화정책에 대해 이러쿵저러쿵 할 수 없는 사정이 있었기 때문이다.

이번엔 사정이 다르다. 옐런으로선 이번이 의장으로 첫 번째 데뷔무대다. 그의 말 한마디에 전세계 금융.경제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어떤 말을 하느냐에 따라 시장의 판도가 바뀌고, 정책전문가들의 생각도 달라질 수 있다. 연준은 최근 몇년간 잭슨 홀 회의에서 중요한 정책 변화를 발표하곤 했다. 버냉키 의장은 2010년과 2012년 잭슨 홀 회의에서 양적완화(QE)를 발표했다. 옐런이 이번에 중요한 정보를 공개한다면 하반기에 가장 '핫한' 뉴스메이커가 될 것이다.

가장 궁금해하는 화두는 금리인상이다. 10월 양적완화(QE) 종료 이후 연준이 언제 기준금리를 인상할 것인지, 금리인상 폭은 얼마나 될 것인지, 2000년대 중반 그린스펀이 했던 것처럼 지속적으로 금리를 올릴 것인지 등이 주목대상이다.

옐런 의장이 잭슨 홀 회의에서 이런 부분에 대해 구체적으로 설명할 것인지 확실지 않다. 이번 회의의 주제는 '노동시장에 대한 재평가'다. 이 주제는 통화정책과 직접적인 연관은 없다. 그러나 완전히 관련성을 배제할 수도 없다. 최근 연준을 비롯한 각국 중앙은행의 관심은 고용과 임금이기 때문이다. 옐런 의장도 미국의 고용지표에 대해 세심히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고용과 임금을 매개로 통화정책의 중요한 부분을 공개할 가능성도 있다.

연준은 이번 심포지엄에 월가의 전문가들을 초청하지 않았다. 주제가 고용시장에 대한 것인만큼 월가와 큰 관련성이 없기 때문에 초청에서 배제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그러나 다른 한편에선 양적완화 종료와 금리인상 등 '뜨거운 감자'인 논의들이 오갈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초청명단에서 제외했다는 얘기도 나온다.

이번 회의에선 연준의 고위 당국자들이 많이 참석하게 된다. 회의장 주변에서 향후 금리인상과 관련한 여러가지 의견들이 나올 것으로 전망된다. 이러한 얘기들이 실시간으로 금융매체들을 타고 타전되면 시장에도 큰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이번 회의에는 연준에 비판적인 학계 인사들도 대거 참석한다. 테일러 준칙으로 유명한 존 테일러 스탠퍼드 대 교수와 연준 의장 교체 때마다 단골 하마평에 오르는 글렌 허버드 콜럼비아 경영대학원 교수 등이 미국의 통화정책을 놓고 뜨거운 설전을 벌일 것으로 전망된다.

(국제경제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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