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김홍규 특파원 = 미국 국채가격은 미국과 영국의 물가 상승압력 약화에도 주택지표 호조와 지정학적 불안정 완화에 따른 뉴욕증시 강세로 소폭 하락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튤렛프레본에 따르면 19일 뉴욕채권시장에서 10년만기 국채가격은 전날보다 2/32포인트 낮아졌고, 가격과 반대로 움직이는 수익률은 0.7bp 높아진 연 2.402%를 기록했다.

30년만기 국채가격은 전장보다 8/32포인트 내렸고, 수익률은 1.3bp 오른 3.212%를 보였다.

5년만기 국채수익률은 전날과 같은 1.575%를 나타냈다.

영국과 미국의 물가 상승압력이 없음을 확인함에 따라 미 주택지표 호조에도 국채가격이 상승했다. 물가 상승 압력이 없을 경우 중앙은행들의 조기 금리인상 가능성이 크지 않기 때문이다.

미 노동부는 7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월 대비 0.1%(계절 조정치) 상승했고 변동성이 큰 음식과 에너지를 제외한 7월 근원 소비자물가 역시 0.1% 올랐다고 발표했다. 마켓워치에 따르면 애널리스트들은 소비자물가와 근원 물가가 각각 0.1%와 0.2%상승했을 것으로 예측했다.

노동부는 또 인플레이션을 반영한 미국인들의 7월 주간 소득은 전월 대비 변화가 없었다고 밝혔다. 재닛 옐런 Fed 의장이 예의 주시하는 임금 상승 추세가 나타나지 않고 있어 이번 잭슨홀 연설에서 비둘기파적 가능성이 커졌다는 전망에 힘이 실렸다.

앞서 영국 통계청은 7월 CPI가 전년대비 1.6% 오른 것으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이는 다우존스가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인 1.8% 상승을 밑도는 결과다.

TD증권의 에릭 그린 미국 금리 및 경제리서치 부문 헤드는 "미국과 영국 물가 상승세가 주춤해짐에 따라 중앙은행들의 저금리정책이 상당기간 유지될 것 같다"고 내다봤다.

그린 헤드는 "CPI 결과로 보면 Fed의 2015년 중반 긴축정책 가능성과 일치한다"면서 "그러나 금리인상 시기는 내년 3분기 어느 시점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CME에 따르면 연방기금(FF) 금리선물시장은 2015년 6월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전날의 39% 수준에서 40%로 소폭 높여 가격에 반영했다. 한달 전에는 53%를 가격에 반영했다.

반면 Fed가 우려했던 주택시장은 호조를 나타내 하반기 경제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전망에 힘을 실었다.

미 상무부는 7월 주택착공이 전월 대비 15.7% 늘어난 연율 109만3천채(계절조정치)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마켓워치 조사치 97만5천채를 대폭 웃돈 것이며 작년 11월 이후 최고치를 경신한 것이다.

시간이 지나면서 주택지표 호조 뒤 일부 경제학자들의 3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상향 조정 현상이 나타난 데다 뉴욕증시가 강세를 지속해 국채가격이 반락했다.

여기에 우크라이나발 지정학적 불안정 완화 역시 국채가격에 하락압력을 가했다.

러시아·벨라루스·카자흐스탄 등 옛 소련권 관세동맹 회원국들과 우크라이나, 유럽연합(EU) 간 고위급 회담이 오는 26일 벨라루스 수도 민스크에서 열릴 예정인 것으로 알려짐에 따라 지정학적 불안정 우려가 더 완화됐다.

러시아 크렘린궁 공보실은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26일 민스크를 방문해 관세동맹 회원국 정상과 우크라이나 대통령 간 회담에 참석할 것"이라며 "회담에는 EU 집행위원회 대표들도 참석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뉴욕 애널리스트들은 미국 경제가 Fed의 조기 금리인상을 견인할 정도의 빠른 속도로 성장하지 않고 있음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금리인상 시기에 대한 전망은 다음날 공개될 지난 7월29-30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의사록과 주말로 예정된 옐런 Fed 의장의 연설에서 실마리를 찾을 수 있을 것 같다고 이들은 부연했다.

kism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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