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권용욱 기자 = 코스피가 10거래일 만에 다시 2,070선을 뚫으면서 추가 상승 기대도 커지고 있다.

하지만, 국내 주식 시장을 둘러싼 대내외 여건을 고려할 때 2,100선 돌파 등 추세적인 상승은 당분간 쉽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전문가들은 20일 기업들의 3분기 실적 부진 우려와 지속되는 원화 강세 흐름, 정부 경기 부양책의 연속성 여부, 유럽 금융시장 불안 등의 이유로 코스피 추가 상승세가 제한될 것으로 내다봤다.

기업 실적의 불확실성은 당분간 증시의 조정 요인이 될 것으로 분석된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코스피의 12개월 예상 주당순이익(EPS)는 연초 213포인트에서 지속적으로 떨어지며 이달 중순 현재 190포인트 근처까지 내려왔다.

다음 달까지 기업 실적 우려가 크게 부상하지는 않겠지만, 불확실성은 계속해서 잠재하고 있다. 실적 불확실성이 해소되기 전까지는 본격적인 주가 상승도 쉽지 않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업종과 종목별로 선별적인 투자가 필요하다는 의미다.

기업 실적 우려와 비슷한 맥락에서 최근 원화 강세 흐름도 수출 기업을 중심으로 채산성 약화 요인이 될 수 있다.

일부 전문가들은 달러-원 환율이 1,000원대 밑으로 떨어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진단한다. 이달 초 1,040원선까지 육박했던 달러화는 전일 종가 기준 1,017.30원으로 떨어졌다.

오태동 LIG투자증권 연구원은 "주식 시장에서 버블이 만들어졌던 지난 2006~2007년을 돌아볼 필요가 있다"며 "당시 코스피 흐름과 달리 자동차와 IT 주식은 하락했는데, 하락 변곡점이 달러-원 1,000원 붕괴였다"고 설명했다.

그는 "달러화 1,000원이 붕괴될 경우 국내 증시의 종목 간 쏠림은 더욱 심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한, 정부의 경기 부양 정책의 연속성도 확인돼야 할 부분이다. 정부의 부양 의지와는 별개로 정책 관련 법안들의 국회 통과 여부는 여전히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이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추가 인하 가능성도 금융시장에서는 현재까지 크지 않은 것으로 진단하고 있다.

주식 시장이 최경환 경제팀이 발표한 각종 경기부양책과 이달 기준금리 25bp 인하 등을 충분히 반영한 만큼, 정책의 연속성을 확인하고 가자는 심리가 팽배한 상태다.

마지막으로 유로존 금융시장의 불안정도 증시의 발목을 잡는 것으로 평가된다.

유로존 2분기 국내총생산(GDP) 상승률은 전분기 대비 '제로'에 머문데다 지난달 물가 상승률은 0.4%에 그쳤다. 최근 진정되고는 있으나 크림 반도를 둘러싼 지정학적 위험도 여전한 상황이다.

한범호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2013년 하락했던 유로존 금융스트레스지수가 연초 우크라이나 사태를 기점으로 상승하고 있다"며 "지난달 이후 강도가 더해진 러시아 금융제재에 따른 실물 경제 충격 우려도 커졌다"고 설명했다.

ywkw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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