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재헌 기자 = 서울채권시장이 미국 잭슨홀 미팅을 앞두고 정체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재닛 옐런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이 앞으로 통화정책의 방향성을 알려줄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다만, 국내 전문가들은 옐런 의장이 매파적인 모습을 보여도 국내 통화정책에 끼치는 영향은 제한될 것으로 내다봤다.

우리 시간으로 22일 밤 11시쯤 재닛 옐런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은 잭슨홀 미팅에서 '고용시장 역동성에 대한 재평가'와 관련해 연설한다. 해외 전문가들은 이 자리에서 옐런 의장이 미국 고용시장에 대한 진단과 글로벌 경제 전망을 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최근 불거진 조기 기준금리 인상과 관련한 견해도 내비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지난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에서 일부 연준위원들은 미국 경제가 연준이 기대하는 수준 이상으로 빠르게 개선되고 있다고 평가하며 초저금리 형태의 임시적인 경기부양책을 바꿀 것이라는 신호를 줄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조기 기준금리 인상에 점차 힘이 실리는 셈이다. 결국, 옐런 의장이 매파적으로 변하면 미국 통화정책 정상화로의 속도가 더욱 빨라진다고 예상할 수 있다.

연준의 통화정책 변화는 국내 자본시장과 통화정책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는 요소다. 미국 금리 인상으로 외국인의 국내 투자금이 빠져나가면서 환율이 오르고 시장금리가 상승한다면, 이를 방지하기 위해 긴축을 따라가야 할지 모른다. 이와 별도로 국내 실물경제에 악영향을 끼치면 또 다른 대응책이 필요하다.

하지만, 국내 채권전문가들은 이번 이벤트에서 옐런 의장이 호키시(매파)한 모습을 보여도 국내 통화정책이 영향을 받긴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공동락 한화투자증권 채권 연구원은 "현재 미국에서 나오는 논쟁이 실제 정책적 조치로 나타날지 의문이고 매파적 견해를 강하게 주장하는 인사들이 대부분 경기가 좋은 지역 연준 의장들이다"며 "미국 채권시장도 조용하게 대응하는 상황에서 국내 채권시장이 무리하게 반응할 이유가 없어 통화정책이 완화 기조로 가는 데도 걸림돌이 되지 않을 것이다"고 말했다.

김상훈 하나대투증권 채권 연구원은 "미국 정책은 국내 시장과 정책에 모두 영향을 끼칠 수 있지만, 미국의 조기 금리 인상을 한은이 따라간다고 했을 때 정부 등 국내 다른 부분에서 이를 쉽게 납득할까 하는 의문이 든다"며 "지금 같은 기조를 정부가 유지한다면 미국과 상관없이 인상 시기가 늦어지거나 폭이 줄어들 수 있다"고 분석했다. 국내 통화정책은 미국보다 정부의 영향을 더 많이 받을 수 있다는 뜻이다.

잭슨홀 이벤트가 호키시하면 국내 기준금리 컨센서스가 균형을 보일 수 있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박동진 삼성선물 채권 연구원은 "과거에 미국과 통화정책을 다르게 가져간 적은 있지만, 쉽지 않을 것이다"며 "금리 방향성은 점차 미국을 따라갈 수 있다"고 예상했다.

그는 이어 "정책공조라는 입장에서 완화적 기조가 끝나지 않더라도 매파론자가 확산해 컨센서스의 균형이 맞춰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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