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김대도 기자 = 서울 잠실 석촌지하차도 인근에 동시다발적으로 발견된 싱크홀(sink hole)과 공동(空洞.동공)의 원인으로 지하철9호선 공사가 지목되면서 해당 현장의 공사방법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22일 삼성물산에 따르면 지하철9호선 3단계 사업의 919공구(송파구 삼전동~8호선 석촌역)에서 실드(shield) TBM(Tunnel Boring Machine) 공법이 사용됐다.

실드 TBM은 모래가 쌓인 충적층 등 연약지반의 지하철 공사에 쓰이는 굴진방식이다. 전면 커터헤드가 회전하면서 지반을 굴착하고, 동시에 후방공간에서 콘크리트 세그먼트를 조립해 붕괴를 방지한다.




<출처: 삼성물산 건설부문 블로그(http://www.samsungblueprint.com/)

실드 TBM은 현재 공사가 진행중인 지하철9호선 3단계(잠실 아시아선수촌아파트~둔촌 보훈병원) 가운데 919공구와 더불어 920공구, 921공구에서도 쓰이고 있다.

920공구(석촌역~5호선 올림픽공원)는 롯데건설이, 921공구(올림픽공원~5호선 올림픽공원역)는 포스코건설이 맡고 있다. 과거 한강 본류가 지났던 곳으로 충적층 지대다.

이중 삼성물산의 919공구에서만 유독 공동이 생기는 것은 공법 자체 또는 지반의 차이가 아니라, 시공 하자와 관계가 깊다고 서울시는 추정하고 있다.





삼성물산이 실드 TBM공법으로 굴착하는 과정에서 애초 예정된 양보다 많은 흙을 지상으로 배출한 사실이 확인됐기 때문이다.

마모된 커터헤드를 교체하는 과정에서 진행된 '그라우팅' 작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게 전문가들의 판단이다.

그라우팅은 커터헤드 주위에 있는 땅에 특수용액을 주입해 땅을 단단하게 굳히는 작업이다. 정상적이지 않으면 흙과 지하수 등이 실드 TBM안으로 유입된다.

특히 삼성물산은 보통의 방법과 달리 지상에서 구멍을 뚫어 그라우팅 용액을 주입하는 '수직 그라우팅'이 아닌 실드 TBM에서 용액을 뿌리는 '수평 그라우팅'을 썼다. 도로 안전성 문제와 함께 석촌동이 문화재 지역인 점 등이 감안됐기 때문이다.

지난 5일 석촌지하차도 앞에서는 폭 2.5m, 길이 8m, 깊이 5m의 싱크홀이 발생했다. 서울시는 원인을 규명하는 과정에서 석촌지하차도 아래 7개의 공동(총 길이 135m)을 발견했다.

서울시는 다음 주 싱크홀과 공동에 대한 조사결과를 발표하고, 종합대책을 내놓을 예정이다.

dd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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