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태문영 기자 = 미국 애플사의 주식 배당과 자사주 매입 발표는 애플사의 현금 활용 철학이 변했다는 것 이상으로 큰 의미가 있다는 진단이 나왔다.

바로 팀 쿡 최고경영자(CEO) 아래 애플의 의사소통 방식이 상당히 바뀌었다는 것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9일 쿡 CEO가 애플을 이끌면서 방침이 달라졌다고 보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지난 1월 애플은 쌓여가는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을 어떻게 사용해야 할지를 두고 이례적으로 일부 대주주의 의견을 물었다.

지난달 열린 정기주주총회에서 쿡 CEO는 애플이 보유한 필요 이상의 현금을 어떻게 활용할지 매우 깊이 고민해왔으며 이사회와 관련 전략을 활발히 논의하고 있다면서 현금 사용 방안에 대한 입장을 전보다 공개적으로 밝혔다.

이어 19일 오전 경영진 이사들이 전화회의를 갖고 지난 1995년 12월 이후 17년 만에 주당 2.65달러의 주식배당을 하고 100억 달러 상당의 자사주를 매입하기로 했다.

반면에 창업주인 고(故) 스티브 잡스는 주주들의 의견을 묻는 일도 적었고 현금을 쌓아두는 편을 선호했다.

애플 경영진은 현금에 대해 공식 성명 이상의 발언을 하는 일이 드물었다. 부품 공급을 원활히 하고 유연성을 유지하기 위함이었다.

그러나 이번 배당 발표 후 피터 오펜하이머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이번 결정이 "주주들의 의견을 들은 후 내린 것"이라고 설명했다.

쿡 CEO는 전임자보다 활발한 의사소통에 나선 것으로 평가받는다.

분기별 실적 발표 후 전사 차원의 타운홀미팅을 연 일을 포함해 중국의 부품 공장의 근로 환경에 대한 비판에 공개적인 반박을 내놓은 사례 등이다.

AXA인베스트먼트매니저스의 제레미 글리슨 펀드매니저는 "그동안 (주식 배당) 계획이 세워지지 않을 것이라는 느낌이 들었다"며 이날 발표로 가시성이 뚜렷해졌다며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WSJ는 이번에 애플이 보여준 공개적인 태도가 다른 부분에도 적용될지는 아직 불확실하다고 진단했다.

제품 관련 사항 등에서는 여전히 입을 굳게 다물기 때문이다.

19일 전화회의에서 한 질문자가 앞으로 나올 제품에 대해 질문하며 애플은 신제품 발표를 좋아하지 않는 것 같다고 말하자 쿡 CEO는 "우리는 신제품 발표를 매우 좋아하며 그저 전화회의에서 하길 싫어하는 것일 뿐"이라고 맞받아쳤다.

mytae@yna.co.kr

(끝)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