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연합인포맥스) 정지서 기자 = 신제윤 금융위원장이 '독해지겠다'고 외쳤다. 은행을 비롯한 금융권 전반에는 '(금융위 정책에)반드시 동참하라'는 으름장도 잊지 않았다.

신 위원장은 지난 27일 기술ㆍ서민금융 현장방문 일정으로 찾은 대구에서 기자들과 만나 "독한 신제윤, 독한 금융위원장이 되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날 신 위원장은 "독해지겠다는 것은 잘 될 때까지 하겠다는 각오의 표현"이라며 "그간 금융위 정책들의 세부계획을 챙겨 금융정책의 큰 흐름을 마련했다면, 이제부터는 이들의 성과를 챙겨야 하는 시기"라고 강조했다.

신제윤 위원장은 지난해 3월 금융위원장으로 임명됐다. 3년의 임기 중 딱 절반을 온 셈이다.

절반의 임기를 남긴 신 위원장이 '독한 금융위원장'을 표방하며 금융권에 던진 메시지는 명확했다. 특히 기술금융과 관련해서는 동참하지 않는 은행은 '아웃'시키겠다는 의지도 밝혔다.

그는 "시중 은행 중 기술금융에 소극적으로 대처하면 정책자금 지원에서부터 은행경영평가 등에 영향을 주는 방법을 고려하고 있다"며 "공시를 통해 불이익을 주는 셈"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곳은 파격적인 인센티브를 줄 것"이라며 "금융위가 발표한 다른 정책들도 마찬가지"라고 덧붙였다.

'신제윤 號' 금융위가 지난 1년 반 동안 발표해 온 정책의 큰 흐름은 '금융업 경쟁력 강화방안'과 '금융규제 개혁방안', '금융혁신 실천계획' 정도로 요약된다.

지난해 11월 금융위는 금융산업의 중장기 발전전략을 담은 '금융업 경쟁력 강화방안'을 발표하고 금융경쟁력을 저해하는 낡은 규제를 깨기 위해 지난 7월 '금융규제 개혁방안'을 선보였다.

또한, 지난 2월 기획재정부 등과 함께 '경제혁신 3개년계획'을 마련한 데 이어 최근에는 '새 경제팀의 경제정책 방향'을 발표했다.

특히 기술ㆍ서민금융 현장방문 일정 전일에는 '창조금융 활성화를 위한 금융혁신 실천계획'을 발표했다. 박근혜 대통령이 금융권의 보신주의를 강하게 질타하고 나서 마련한 후속 대책이었다.

'독해진' 신 위원장은 앞으로 주 1회 현장방문을 계획하고 있다. 그간 발표한 정책의 실천 상황을 현장 중심으로 직접 확인하겠다는 속내다.

기술금융을 포함해 금융권 보신주의 척결을 위한 진행상황은 일일보고도 검토 중이다.

공무원 생활 33년째를 맞이한 신 위원장은 최근 들어 2008년 공무원 시절이 생각난다고 전했다.

그는 "금융위기가 불어닥친 2008년 9월, 달러가 없어 세계에 돈을 구하러 다니던 생각이 많이 난다"며 "절실했고, 그래서 적극적일 수밖에 없었던 그때처럼 이제는 좀 더 적극적으로 독해지려고 한다. 더는 숨어 있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jsje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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