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장용욱 기자 = 우리투자증권의 사모펀드(PEF)인 '마르스 1호펀드'가 샘표식품 지분을 전량 매각하기로 한 것에 대해 금융업계의 해석이 엇갈리고 있다.

일각에서는 적대적 M&A에 실패한 마르스펀드가 탈출을 시도한 것으로 분석하지만, 다른 한편에서는 마르스펀드가 애초에 노렸던 '주주가치 제고를 통한 수익률 확보'라는 목표를 완수했다고 보고 있다.

20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마르스 펀드는 지날 달 27일부터 진행된 샘표식품의 자사주 공개매수에 참여해 보유지분 전량(146만주, 지분율 32.98%)을 매각하기로 결정했다.

당초 샘표식품 측이 매수하겠다고 밝힌 물량이 120만주에 불과해 마르스펀드는 이번 공개매수에서 108만주 가량만 매각하게 됐지만, 남은 주식 38만주도 추가 매각에 나설 예정이다.

◇ "적대적 M&A에 실패한 마르스 펀드, 탈출 시도" = 마르스 펀드는 지난 2006년 9월, 샘표식품 지분 24.1%를 인수했다.

이후 마르스 펀드는 매년 주주총회 시즌마다 사외이사 선임과 회계장부 열람 등의 안건을 두고 샘표식품 측과 표 대결을 벌였다. 또, 2008년에는 공개매수를 통해 경영권 획득을 시도하기도 했다.

그러나 마르스펀드는 삼표식품 대주주와의 표 대결에서 번번이 밀리고, 공개매수도 실패하면서 당초 목표로 했던 경영 참여에 성공하지 못했다.

이런 전력 때문에 금융권 일부에서는 샘표식품에 대한 적대적 M&A를 실패한 마르스펀드가 이번 기회를 통해 탈출을 시도한 것이란 분석을 내놓고 있다.

국내 IB의 한 관계자는 "마르스 펀드는 당초 노리던 경영권 획득 시도가 막힌 상황에서 내년 펀드 만기를 앞두고 지분을 쉽게 처분하지도 못하는 '진퇴양난'에 빠졌었다"며 "그러던 중 샘표식품의 자사주 공개매수 결정으로 차익실현의 기회가 생기자 마르스펀드가 엑시트(자금회수)에 나선 것"이라고 설명했다.

◇ 마르스펀드 "본래 투자목적 대부분 달성" = 그러나 한편에서는 당초 투자목적을 거의 달성했다는 마르스펀드 측의 주장에 동조하기도 한다.

마르스펀드의 관계자는 "처음 투자를 할 당시 샘표식품은 내부현금이 많아 부채비율이 13%까지 떨어져 있었다"며 "이 때문에 자기자본에 대한 수익률이 낮아 주주 가치가 상대적으로 저하된 상황이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이 때문에 당초 투자목표는 경영 참여를 통해 회사가치와 주주가치를 제고해 수익률을 올리는 것이었다"며 "특히 단순한 단기차익을 노린 것이 아니라 생산적인 투자를 했다는 명성을 얻고자 했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7명의 이사 중 1~2명 정도를 임명할 권리를 요구하고, 50% 지분 확보를 통해 공동경영을 하고자 한 것일 뿐, 적대적 M&A를 시도한 적은 없다는 것이다.

결국, 마르스펀드 측은 이런 투자목표는 상당 부분 달성했다는 입장이다.

펀드 관계자는 "우리가 투자한 후 주가와 매출 모두 2배가량 증가하며 회사가치가 개선됐다"며 "이와 함께 이번에 자사주매수 결정 등을 통해 주주 가치도 제고됐다"고 평가했다.

게다가 이번 매각을 통해 상당한 투자수익도 올리게 됐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이번에 샘표식품이 제시한 공개매수 단가는 주당 2만5천원이기 때문에 마르스펀드는 주당 7천원 가량의 차익을 얻게 됐다. 여기에 그동안 배당금 등을 통해 받은 수익까지 고려하면 마르스펀드가 샘표식품에 투자해 6년 동안 얻은 총 수익률은 50%에 달한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보통 사모펀드의 기대수익률이 연 8% 수준인데 마르스펀드의 수익률은 이를 거의 충족했다"며 "또, 비록 경영권참여에는 성공하지 못했지만, 샘표식품이 좋은 수익률로 자사주 매입에 나서도록 유도하는 등 어느 정도 투자목표를 달성한 셈"이라고 분석했다.

yuj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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