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2일 서울채권시장은 간밤 미국채 시장이 휴장한 탓에 금융통화위원회 의사록 등을 대기하는 장세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시장 예상치를 밑돈 가운데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의 물가 관련 발언이 나올지에도 주목해야 한다.

금통위는 지난달에 기준금리를 25bp 인하했다. 소수 의견은 한 명으로 동결표를 던졌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이례적으로 소수 의견의 방향을 기자간담회에서 밝혔다. 비공개라는 그간의 관행보다는 시장과의 소통을 선택한 셈이다.

하지만, 이 총재가 기자간담회 질의응답에서 앞으로의 정책효과를 지켜보겠다는 'Wait and See'의 자세를 취하면서 서울채권시장은 좁은 박스권 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시장의 컨센서스도 추가 인하와 동결 고수로 양분되는 모양새다. 앞으로 매달 금통위가 주목을 받을 수밖에 없는 이유다.

문제는 이번 금리인하를 이주열 총재가 주도했다고 생각하는 시장참가자들이 별로 없다는 점이다. 최경환 부총리를 필두로 한 정부의 2기 경제팀 정책에 기재부 추천 금통위원인 정해방 위원이 인하 소수의견으로 먼저 화답했고 이를 다른 위원도 동의한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지난 7월 금통위 의사록에서 이는 확실히 드러났고 금융중개지원대출 한도 확대와 기준금리 인하로 바로 이어졌다. 실제 결과보다 의사록이 더 도비시(비둘기파) 했다는 뜻이다.

서울채권시장은 이날 장 마감 후 나오는 의사록에서도 이러한 함의를 찾을 수 있는지 살필 것이다. 한 명의 동결 소수 의견이 진정 외로운 싸움인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를 따라 우리나라도 통화정책을 정상화하는 시발점이 될지 행간을 파악하려 할 것이다. 다른 금통위원들의 발언 수위도 필시 점검해야 한다.

이미 예전부터 한 위원은 세월호 사고는 일시적인 충격이며 국내경제의 성장경로를 바꿀 정도가 아니라고 진단했다. 또, 미국도 기상악화로 성장률이 떨어졌지만, 개선 추세에 영향을 주지 못하기에 통화정책 기조를 유지했다고 설명했다. 이제 이 위원의 정체가 확인될 것으로 기대된다.

금통위 의사록 외에도 유럽중앙은행(ECB)의 통화정책 결정이나 미국의 고용지표 등 대외 이벤트가 많다. 추석 연휴가 지나면 곧 금통위가 돌아온다. 이벤트 대기와 선제 베팅이 섞이는 모습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외국인은 선현물 매매에서 여전히 뚜렷한 방향성을 나타내지 않고 있다.

통계청이 발표한 지난달 소비자물가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4% 올랐다. 연합인포맥스의 폴 결과인 1.56%에 못 미쳤다. 최경환 부총리가 디플레이션(물가 하락)을 화두로 꺼낸 시점이기에 채권시장에는 일정 부분 호재로 작용할 수 있다. 최 부총리는 이날 오전 10시에 국무회의, 오후에는 경제관계장관회의와 중소기업중앙회 간담회에 참석한다. 전통시장 방문도 예정돼 있다. 그의 입에서 나오는 발언들은 꾸준히 서울채권시장의 재료로써 영향력을 발휘하는 상태다.

런던 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에서 달러-원 1개월물은 1,014.25원에 최종호가됐다. 최근 1개월물 스와프포인트(+1.65원)를 고려하면 전 거래일 서울 외환시장 현물환 종가(1,013.10원)보다 0.50원 하락했다. (정책금융부 채권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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