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2일 서울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유로존의 경기부양책에 대한 기대감 등에 따른 하락 압력이 유지되는 데 따라 제한적인 하락세를 나타낼 전망이다.

최근 달러화는 장후반으로 갈수록 하락 압력이 강해지는 '전강후약' 장세를 반복하면서 시장 참가자들의 롱심리도 지속적으로 위축된 상태다. 추석 연휴를 앞둔 네고 물량과 오는 4일 열리는 유럽중앙은행(ECB) 통화정책회의에서의 부양책 기대도 유지되고 있어 달러화의 하락세를 돌려세울 만한 재료가 마땅치 않다.

다만, 달러화가 연저점(1,008.40원)에 근접한 만큼 외환당국의 매수 개입에 대한 시장 참가자들의 경계심은 더욱 고조될 수밖에 없을 전망이다.

결국, 당국의 개입 시점과 강도를 체크하면서 달러화가 조심스러운 하락 시도를 이어갈 수밖에 없는 셈이다.

이날 장중에는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의 대외 일정도 다수 잡혀 있다. 최 부총리가 개입 경계감이나 추가 금리 인하 기대를 키우는 발언을 내놓으면 달러화의 지지력이 강화될 수 있다.

지난밤 미국 금융시장은 노동절로 휴장한 가운데 유럽금융시장에서는 ECB 부양책에 대한 기대로 위험투자 심리가 유지됐다.

유럽 시장조사 업체 마르키트 이코노믹스는 유로존의 8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전달보다 1.1 포인트 내린 50.7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경제지표가 부진했지만, 이는 ECB의 부양책에 대한 기대를 키우는 요소로도 작용했다. 이에 따라 런던 FTSE 100 지수 등 유로존 주요 주가지수가 소폭 오름세를 나타냈다.

런던 역외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 달러화도 하락세를 유지했다. 런던 NDF 시장에서 달러-원 1개월물은 ) 1,014.25원에 최종 호가됐다. 최근 1개월물 스와프포인트(+1.65원)를 고려하면 전일 서울 외환시장 현물환 종가(1,013.10원)보다 0.50원 하락한 셈이다.

역내 달러 공급 우위 구도에 대한 인식이 공고한 상황에서 역외 환율도 하락하면서 장중 달러화의 추가 하락 시도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당국 경계심으로 적극적으로 숏플레이에 나서기는 어렵겠지만, 최근 반복된 장중 롱플레이 실패로 은행권 참가자들이 관망세를 유지하면서 수급에 따른 하락 장세가 나타날 수 있다.

다만, 개입 경계감과 더불어 국내 금리 추가 인하에 대한 기대가 되살아날 조짐을 보이는 점은 달러화에 지지력을 제공할 수 있는 요인이다. 통계청이 발표한 8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전년비 1.4%에 그치며 예상치를 밑돌았다. 최 부총리가 '디플레이션'까지 언급하며 추가 금리 인하를 압박하는 상황에서 낮은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기준금리 인하 기대를 자극할 수 있다.

이날은 최경환 부총리가 12시 서비스산업총연합회 오찬간담회, 오후 2시 경제장관회의, 4시30분 중소기업중앙회 간담회 등 다수 대외일정을 소화한다. 금리 인하 기대를 자극할 발언도 완전히 배제하기 어렵다는 의미다.

장마감 이후에는 지난 8월 금융통화위원회 의사록이 공개된다. 금통위가 추가 금리 인하에 대해 우호적인 신호를 보냈다면 달러화에도 영향이 올 수 있다.

한편, 이날 장중에는 호주중앙은행(RBA)이 금리결정에 나서고, 경상수지 등 주요 경제지표도 발표된다. (정책금융부 외환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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