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곽세연 기자 = 애플의 배당 소식이 삼성전자 주가에 날개를 달아줬다.

20일 코스피가 소폭 조정을 받는데도, 삼성전자 주가는 쉼 없이 올라 127만원대 고지도 밟았다. 이날 삼성전자는 장중 127만7천원까지 올랐다.

애플 배당이 삼성전자, 나아가 IT 비중이 큰 한국 증시에 긍정적으로 작용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세계 시가총액 1위 기업인 애플은 무려 17년 만에 주당 2.65달러의 주식배당을 실시하고 100억 달러 규모의 자사주 매입을 발표했다.

이를 위해 향후 3년간 450억달러(50조5천억원), 대략 한국증시의 시총 2위인 현대차 시총(49조)에 해당하는 현금을 풀기로 결정했다.

일각에서는 미국정부보다 많다고 알려진 애플의 보유현금 규모는 976억달러인데, 이 중 절반 정도를 주주환원으로 결정한 것이다.

이 배당 발표 이후 애플 주가는 크게 올라 지난주 종가보다 2.65% 오른 주당 601.10달러에 마감했다. 애플 주가가 600달러를 넘은 것도 처음이다.

일부 애널리스트는 750달러까지 목표주가를 올렸고, 최근 1천달러 얘기도 공공연히 나오고 있다.

곽병렬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애플의 배당은 IT 업황 사이클에 신뢰를 줄 수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늘 신제품 관련 대형투자만 외쳤고, 경쟁자인 삼성전자와 특허소송까지 외쳤던 성장주 애플이 배당을 고려할만큼 중장기를 낙관한다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고 말했다.

곽 연구원은 "애플이 배당을 선언하면서 가치주펀드들의 애플 편입에 따른 주가부양효과로 IT업종지수 자체의 강세 트렌드가 강화될 것"이라며 "애플 주가부양 효과는 일정부분 애플의 부품을 담당하는 한국과 대만 IT기업에 대한 관심을 확대시키는 나비효과를 발휘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만약 애플의 배당을 성장 지향정책의 후퇴로 해석한다면 경쟁자인 한국 IT기업들에는 애플과의 격차를 줄일만한 호기로 해석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애플의 경쟁자들이 무서워한 것은 아이폰, 아이패드가 아니라 어떤 기업도 M&A 할 수 있는 애플의 현금력이라라는 것.

그는 "이번 배당을 계기로 애플의 현금력, 성장지향적인 경영전략은 퇴보할지도 모른다는 느낌이 있다"며 "큰 틀에서 보면 JP모간 등 미국 은행주들의 배당확대 정책과 같은 맥락으로 볼 수 있으며 결국 미국 기업들은 배당잔치를 벌일 만큼 좋아졌다"고 평가했다.

ksye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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