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현정 기자 = 카드사들이 VIP카드와 프리미엄카드 혜택을 지속적으로 축소하면서도 비싼 연회비는 똑같이 유지하고 있어 논란이 되고있다.

3일 금융당국 및 카드업계에 따르면 KB국민카드는 내년 1월1일부터 TANTUM(탠텀), TEZE(테제), ROVL(로블)카드의 주요 서비스를 대폭 축소한다.

롯데호텔 객실 할인 폭을 25%에서 20%로 줄이고 월5회 발레파킹을 무료로 할 수 있는 지점도 제한된다. ROVL마스터다이아몬드카드의 경우 롯데호텔 외에 밀레니엄힐튼호텔에서도 식음료 현장 할인과 발레파킹 서비스를 받을 수 없다.

TANTUM카드는 연회비 200만원의 국민카드 대표 VVIP카드로 출시 6개월 만인 올 초에도 부가혜택을 크게 축소한 바 있다. 혜택이 6개월 마다 줄어들고 있는 셈이다.

연회비가 100만원인 TEZE와 20만원인 ROVL카드도 작년부터 수차례 서비스를 줄였지만 연회비는 단 한번도 줄이지 않았다.

국민카드는 연회비가 20만원대인 '미르카드'도 출시 1년만인 내년부터 혜택을 축소한다. 일부 호텔 객실 현장할인 등 우대서비스와 발렛파킹 서비스가 줄어들지만 연회비를 줄일 계획은 없다.

국민카드 관계자는 "이번 혜택 변경 건은 제휴업체의 사정에 의한 것으로 카드사의 일방적 혜택 축소라고 볼 수 없다"며 "대체서비스 제공을 위해 다양하게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한카드도 내년 1월부터 연회비 20만원의 'The LADY BEST'카드의 면세점 혜택을 누릴 수 있는 제휴사를 축소하고, 롯데백화점 전점에서 이용 가능한 주차권도 사용할 수 있는 지점이 줄인다. 연회비 10만원인 'The CLASSIC(더 클레식)'카드의 레스토랑 식사권 서비스도 종료된다.

현대카드는 올 초 연회비 200만원짜리 VIP카드인 '블랙카드'와 연회비 60만원 '퍼플카드'에 대해 서비스 이용 가능한 전월실적 기준을 신설한 데 이어 내년부터 호텔 발렛파킹 서비스를 추가 중단할 계획이다.

삼성카드는 연회비 200만원 'RAUME(라움)카드'와 연회비 70만원의 '플레티늄카드' 고객에게 주말과 공휴일에 제공하던 롯데호텔 월드점 발렛파킹 무료서비스를 없앤다고 통보했다.

롯데카드도 올 초 연회비 최대 60만원의 프리미엄카드 5종에 대해 일부 서비스를 종료하거나 축소했으며, 외환카드도 올 초 VIP고객에게 제공되면 연체이자 면제 혜택을 중단한 바 있다.

금융당국이 이달부터 카드 유효기간 동안 카드사 임의대로 포인트를 바꾸거나 부가서비스를 축소하지 못하게 하면서 그 전에 부랴부랴 혜택 축소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강형구 금융소비자연맹 금융국장은 "카드사들이 연회비를 측정할 때에는 모든 혜택과 그에 따른 비용을 계산에 산정한다"며 "서비스가 줄어들면 그만큼 연회비도 조정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말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카드사들이 상품 출시 시 혜택 산정에 신중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프리미엄급 카드 이상 연회비 산정과 혜택 축소 부분에 대해 자세히 들여다 보겠다"고 말했다.

hj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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