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윤구 기자 = 소비침체가 지속되면서 대형마트의 실적 부진이 이어지는 가운데서도 창고형 할인매장은 두자릿수의 매출 성장세를 나타내 관심을 끌고 있다.

15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신세계 이마트의 창고형 할인매장인 트레이더스의 올해 8월까지 매출은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13.2% 늘었다. 롯데마트가 운영하고 있는 빅마켓의 매출 성장률은 20%에 달했다.

이에 반해 올해 상반기에 이마트는 작년 상반기 이후 3분기 연속 매출이 줄어든데 이어 올해 상반기도 전년 동기대비 1.6% 역성장세를 보였다. 롯데마트 역시 상반기 매출이 2.9% 줄었다.

이마트는 지난 2010년 경기도 용인에 트레이더스 1호점인 구성점을 개점한 이후 인천 송림점과 대전 월평점, 부산 서면점, 대구 비산점, 안산점, 천안아산점, 양산점, 수원점까지 총 9개 점포를 운영하고 있다.

트레이더스 1호점 개점 이후 지금까지 매출 신장률은 487%에 달한다. 2012년엔 매출이 98.5% 늘기도 했다.

코스트코와 빅마켓이 회원제인 것과 달리 트레이더스는 비회원제로 운영중인데 결제 수단도 기존 마트와 동일하다.

이마트 관계자는 "트레이더스는 일반 할인점 대비 7~15%, 회원제 매장 대비 3~5% 가격 경쟁력을 가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마트가 6만여개의 상품을 취급하는 것과 달리 트레이더스는 4천여개의 상품만을 다뤄 많은 수량을 공급받아 단가를 낮춘다. 매장 투자와 운영비용을 최소화하고 이마트와 동반 매입으로 국내 최저가를 유지하는 것도 비결 중 하나다.

예컨대 캐나다 구스와 탐스 슈즈 등 해외 유명의류를 병행수입을 통해 20~30% 저렴한 가격으로 판매하고 있다.

빅마켓의 경우 신세계보다 2년 늦은 2012년에 1호점을 선보였다. 서울 금천점, 도봉점, 영등포점과 경기 신영통점 모두 4곳으로 기존 롯데마트를 리모델링해 문을 열었다.

회원제로 운영하며 개인고객의 경우 3년에 3만5천원의 회비를 받고 있다.

코스트코와 차별화를 위해 키즈카페와 식당 등 대형마트처럼 편의시설을 마련해 고객 편의성을 높였고, 취급 상품도 롯데마트의 6만개보다 적은 3천여개로 줄여 단가를 낮추고 있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해외에서 코스트코를 경험해 본 고객들이 회원제 창고형 할인매장에 대한 선호를 갖고 있다"며 "롯데마트에서 빅마켓으로 전환하면서 기존보다 매출이 평균 약 20% 신장하는 결과가 나타났다"고 말했다.

롯데마트는 내달 일산 킨텍스에 다섯 번째 매장을 열 계획이다. 기존에 리모델링했던 것과 달리 새롭게 점포를 내는 것이다.

다만, 국내 유통업체들은 추가로 창고형 할인매장을 확장하는데 대해서는 조심스러운 입장이다.

이마트는 지난 8월 수원점 개장 이후, 롯데마트도 킨텍스점 외에 추가로 계획을 잡지 못하고 있다.

유통업계의 한 관계자는 "성장 정체에 빠진 국내 대형마트들이 코스트코가 독점하고 있는 창고형 할인마트에 진출하고 있지만, 정부 규제 등으로 추가 진출을 검토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yglee2@yna.co.kr

(끝)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