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선영 기자 = 22일 서울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이 1,150원대로 소폭 레벨을 높일 전망이다.

유럽중앙은행(ECB)의 대출프로그램 규모가 시장 예상치를 웃돌았지만시장참가자들의 반응은 뜨뜻미지근하다. 전일 대규모 물량으로 과하게 하락했다는 인식도 있다.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 사망 이후 후계 구도 확립 과정에서 미사일 테스트 관련 우려가 불거진 점도 달러화 하락을 제한하고 있다.

ECB의 대출프로그램 결과는 예상보다 긍정적이었다. 전일 ECB는 자금난에 몰려있는 유럽 523개 은행에 4천890억 유로의 유동성을 공급해줄 것이라고 밝혔다.당초 시장 예상치인 3천억 유로보다 훨씬 많은 수준이다. ECB 설립 이후 최대 규모에 3년만기 장기대출로 시장 안정에 도움이 될 것으로 관측됐다.

시장의 반응이 시큰둥한 이유는 간단하다. 어차피 ECB대출이 나가더라도 유럽은행감독청(EBA)이 이 돈으로 은행들이 국채를 매입하지 못하도록 할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다.

ECB발표 직후 이탈리아의 10년만기 국채금리는 6.84%, 스페인은 5.19%까지 금리가 올랐다. ECB 대출프로그램 만으로는 이탈리아, 스페인 등의 재정문제를 해결해 줄 수 없다는 비관론이 득세했다. 이번 유동성 공급분 중 약 3천유로는 기존 프로그램의 재활용이라는 지적도 있다.

이를 반영해 이날 달러화는 추격 매도가 제한되고 저점 매수가 활발해질 공산이 크다. 포스코건설의 수주 물량과 외국인 주식자금 등이 심리적으로 하락 기대감을 주고 있으나 1,140원대는 레벨이 낮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아울러 전일 서울외환시장마감 직후 북한의 미사일 테스트 관련 입장 등이 외신에 전해지면서 역외NDF환율이 오른 바 있다.

김정일 사망 쇼크가 하루만에 사그라지면서 `단발성 이벤트`로 받아들여졌으나 후계 구도를 확립하는 과정에 대한 우려는 여전하다. 김정은 체제가 자리를 잡기까지 북한내 정세 혼란이나 군사적 긴장감 유발에 시장 참가자들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신용등급 강등은 지속되고 있다. S&P는 헝가리 신용등급을 투기등급으로 하향 조정하고 전망도 '부정적'으로 제시했다. 피치는 41개 이탈리아 지방정부 등급 강등을 경고했다.

뉴욕증시는 하락했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대비 4.16포인트(0.03%) 상승한 12,107.74에 거래를 마쳤다.

역외 차액결제선물환(NDF)환율은 1,150원대로 상승했다. 달러-원 1개월물은 1,156.50원에 최종 호가됐다. 최근 1개월물 스와프포인트(+2.60원)를 고려하면 전일 서울 외환시장 현물환종가(1,147.70원)보다 6.20원 상승한 수준이다. 달러-원 1개월물 장중 저점은 1,153.00원, 고점은 1,157.00원에 거래됐다.

따라서 이날 달러화는 전일 과도한 하락에 대한 저가매수 유입 가능성과 ECB대출프로그램에 대한 의구심, 북한 우려 등으로 1,150원대로 레벨을 높일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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