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한재영 기자 = 삼성전자가 지난 2분기 시장 기대에 못 미치는 '어닝 쇼크' 수준의 실적을 낸 데 이어 3분기에는 이보다 더 악화한 실적을 받아들 것이라는 전망이 확산하고 있다.

핵심 사업부인 IM(IT·모바일) 부문의 부진이 전체 실적 악화의 주된 요인으로 지목되는 가운데 생활가전(CE)과 메모리를 제외한 반도체 사업에서도 2분기에 못 미치는 수준의 실적을 낼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 삼성전자 '4조원대' 실적 전망 등장

2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예년처럼 내달 첫째 주에 3분기 실적 가이던스를 발표할 예정이다. 확정치 발표는 그달 30일께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실적 잠정치 발표가 다가온 가운데 증권업계에서는 삼성전자의 3분기 실적 예상치를 대폭 하향 조정하는 모습이 나타나고 있다.

삼성증권은 전일 삼성전자의 올 하반기와 내년 이익 전망치를 모두 내려 잡았다. 목표주가도 기존 180만원에서 165만원으로 확 낮췄다.

그러면서 삼성전자가 올 3분기에 4조7천억원의 영업이익을 내는 데 그쳤을 것으로 내다봤다. 현대증권은 삼성전자의 3분기 영업익을 4조2천억원으로 예상했다.

4조원대 실적 전망이 나오는 것은 당초 삼성전자가 3분기에 5~6조원대 영업익을 거뒀을 것이라는 시장 컨센서스보다 눈높이가 한 단계 더 내려간 것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 삼성전자가 분기 영업익 10조원을 돌파하며 분기 사상 최대 이익 기록을 세운 것과 비교해도 1년만에 반토막에도 못 미치는 수준으로 기대치가 낮아졌다.

당초 연합인포맥스가 최근 한달새 삼성전자의 3분기 실적을 예상한 증권사들의 전망치를 집계한 결과, 삼성전자는 3분기에 5조6천840억원의 영업익을 냈을 것으로 추정됐다.

이날 삼성전자 주가는 3분기 실적 악화 우려가 반영돼 2% 가까이 하락하면서 52주 최저가(118만원)에 바짝 다가선 118만8천원으로 장을 마쳤다.



◇ 모바일·생활가전 동반 부진 예상

삼성전자의 실적 예상치가 4조원대까지 낮아진 것은 스마트폰 등 모바일 사업 부문에서의 실적 하락세가 지속됨과 동시에 생활가전에서도 이익 규모가 크게 줄어들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특히 2분기에 모바일 부문의 실적 하락 배경으로 지목됐던 재고 물량 처분에 따른 마케팅 비용 증가가 3분기에도 이어질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했다. 대규모 관련 비용을 3분기 장부에 반영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황민성 삼성증권 연구원은 "3분기 실적 악화의 원인은 넘쳐나는 고사양 저가 중국산 제품과 기대를 훨씬 넘어버린 아이폰6의 예약 주문에서 찾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판매량은 직전 분기보다 소폭 늘어나겠지만 이를 위해서는 직전분기보다 판가를 10% 후반 수준 다운시켰고, 이는 결국 영업이익 하락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진단이다.

현대증권은 과거 삼성전자의 실적 고공 행진을 이끌던 IM부문의 영업익이 3분기에는 2조2천억원 수준에 그칠 것으로 봤다.

그간 안정적으로 이익을 내오던 생활가전 부문에서의 실적 악화도 '엎친 데 덮친' 격이 될 공산이 큰 것으로 예상된다.

TV사업을 하는 영상디스플레이(VD) 부문과 백색 가전의 생활가전 부문 실적이 여름철 성수기 이후 찾아온 계절적 요인으로 하락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삼성증권의 황 연구원은 "상대적으로 작지만 안정적인 이익을 내던 CE 부문도 전분기 영업익 7천700억원에서 3분기에는 1천억원대로 부진할 전망이다"고 말했다.

jyh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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