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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아침저녁으로 잠실대교를 건너다니는데, 종종 제2 잠실 롯데월드의 건설속도에 놀란다. 어느 날 무심코 쳐다보면 10여 층 높이에 올라선 것 같더니 며칠 있다가 다시 보면 어? 금세 20층 높이로 솟았다. 그러던 것이 어느 날인가는 30층 그러고는 40층…. 점점 높아간다. 이런 추세라면 100층 이상이 되는 것도 그리 먼 미래는 아닐 성싶다.

쑥쑥 올라가는 초고층을 바라보면서 나는 은근히 걱정이 된다. 소위 ‘마천루의 저주’가 생각나서이다. 어느 나라이건 기록을 깨트릴 정도로 높은 초고층 빌딩이 완공되는 시점이면 어김없이 그때부터 경기침체가 시작된다는 것. 그러니 롯데 초고층빌딩이 완공되면서 자칫 우리나라 경기가 침체의 수렁으로 빠질까 걱정이다. 물론 괜한 걱정이라 생각하지만 말이다.

그런데 과거의 사례를 살피면 '저주'라는 말이 영 엉터리는 아니다. 미국은 1930년대 초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이 완공되자마자 대공황이 시작되었고, 말레이시아에서 1997년 페트로나스 빌딩이 다 지어지자 그때부터 아시아 금융위기가 발발하였다. 대만에서 2000년 100층 높이의 국제금융빌딩이 개관되는 것과 동시에 IT 버블이 꺼졌고 최근에는 두바이에서 7성급 호텔을 비롯한 온갖 초고층 빌딩이 잔뜩 들어서자 곧 위기가 닥쳤다.

100층 이상의 초고층 빌딩을 세우기로 작정했다면 그때는 충분히 그럴만한 자금과 능력이 있었고 경기가 좋았기 때문일 터. 하지만, 경기가 내내 좋을 수는 없다. 경기 사이클은 결국 하강할 수밖에 없는데, 이때가 마침 초고층 빌딩이 완공될 즈음이라는 것. 두 사건이 절묘하게 일치한다. 따라서 일견 초고층 빌딩의 완공이 경기침체의 신호탄처럼 보인다는 것이 마천루의 저주를 주장하는 논리이다. 그럴싸하다.

현대차그룹이 한전 부지를 10조원 이상을 주고 사들였다. 30조원 이상의 현금여력이 있으니 큰돈을 들여 땅을 샀다 해서 이상할 것은 아니다. 다만, 나는 이 기사를 읽으면서 왠지 ‘마천루의 저주’를 떠올렸다. 물론 쓸데없는 걱정이리라 생각한다. 그런데 정말 만에 하나라도 그 ‘저주’가 맞아 들어간다면 정말 큰일이다.

(코스피지수 주간전망)

'마천루의 저주’같은 먼 미래의 이야기는 일단 접고, 당장 이번 주 주식시장이나 생각하자. 어떨까? 결론부터 말한다면 전망은 그리 밝지 않다. 아무래도 시장은 하락세로 주저앉을 공산이 높다. 지난주에 나는 코스피지수가 일단 위기를 넘겨 여전히 상승세이지만 상승탄력은 현저히 저하될 것이라고 주장하였다. 무엇보다도 시장의 균형을 알려주는 일목균형표가 영 상승세를 강력하기 뒷받침할 태세가 아니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그 걱정은 맞아 들어갔다. 알다시피 지난주 코스피지수의 움직임은 ‘상승탄력이 없는’ 정도가 아니라 되레 밀리는 양상이었다. 항상 이야기하지만, 일목균형표에서 상승세가 이어지려면 주가는 무엇보다 ‘구름 위’라는 위치를 견지하여야 한다. 그래야 구름이 주가 아래에서 지지선의 역할을 할 것이고, 상승세는 탄력을 받는다.

지난주의 경우 코스피지수는 내내 밀리는 약한 모습을 보였다. 이미 기준, 전환, 후행스팬 등 일목균형표의 다른 괘선들은 상승추세에서 하락추세로 돌아선 상황. 그래도 지금까지는 구름이나마 버텼으니 하락세라고 단언할 수 없었고, 그냥저냥 상승세라고 우기는 일이 가능했다. 그러나 구름마저 무너지면 더 약이 없다.

문제는 구름마저 극히 아슬아슬해지고 있다는 것. 이미 지난주 두 번씩이나 지수가 장중 구름 하단을 무너뜨린 전례도 있다. 비록 마감기준으로는 다시 구름 안으로 회귀하였으나 이런 일이 벌어진다는 것 자체가 위험하다. 도무지 상승세가 강할 때에는 나타날 수 없는 일이기 때문. 구름 하단은 2,029인데 이번 주에 또 무너진다면(삼세번?) 그때는 하락세라고 인정해야 할 것이다. 위기는 기회라는 말도 알지만, 지금은 ‘기회’라고 하기에는 리스크가 더 커 보인다. 아무래도 하락추세로의 전환을 받아들려야 할 때가 올 듯하다.

(달러-원 주간전망)

이제까지 주가가 오르면 환율이 내렸고, 주가가 내리면 환율이 오르는 것이 일반적이었으니 요금처럼 환율도 오르고 주가도 오르는 상황은 지극히 이상한 현상이었다. 따라서 조만간 환율이건 주가이건 둘 중의 하나가 추세를 바꾸어야 하는 상황. 만일 이번 주에 코스피지수가 구름 하단(2,029)을 무너뜨리고 하락세로 접어든다면 모든 것은 정상으로 되돌아간다. 달러-원 환율의 추세는 누가 뭐라고 하더라도 명명백백 상승세인지라 달러-원의 추세가 하락세로 돌아서기보다는 코스피지수의 추세가 하락세로 바뀌는 것이 훨씬 가능성이 크다.

달러-원 환율의 상승세에는 심리적 저항선의 역할을 할 1,050원이 중요하다. 최근 환율의 상승세가 거침없는지라 1,050원 정도야 쉽게 돌파하리라 생각할지 몰라도 그렇지는 않다. 허투루 볼 일이 아니다. 아시안 게임에서 한국 야구팀이 쉽게 생각했던 대만 야구팀을 상대하면서 진땀을 뺐듯 1,050원 역시 꽤 완강한 저항선이 될 것이다.

예전에 달러-원 환율이 내내 하락하던 시절의 차트를 보면, 올해 4월초 1,050원과 1,047원 사이에 커다란 하락갭이 만들어진 것이 눈에 띈다. 당시 1,050원이라는 심리적 지지선을 단박에 무너뜨리지 못하고 한참 승강이를 벌인 탓이다. 그러다 환율이 후다닥 추락한 결과가 갭으로 나타났다. 그때도 1,050원은 단단한 지지선이었다는 말이다. 예전에 그랬으니 1,050원은 이번에도 힘을 발휘할 것으로 예상된다.

해외 시장에서 달러 인덱스의 추세는 완벽한 상승세이다. 달러-엔 환율 역시 상승세이긴 마찬가지이다. 109가 문제가 아니라 110 혹은 그 이상으로 줄곧 오를 기세이다. 이런 와중에 달러-원만 하락할 수는 없는 노릇. 그런데 달러-원은 상승세이긴 하지만 1,050원이라는 강력한 저항선을 넘어서는데 시간이 좀 걸릴 전망이다. 전략이야 의당 조금이라도 환율이 하락한다면 매수하는 ‘바이온 딥스(Buy on Dips)’일 수밖에 없다. 월말 네고의 영향으로 환율이 좀 밀리고, 그런즉 1,040원 이하에서 살 수 있다면 행복하겠다.



(서울=연합인포맥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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