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과 금융-②> 자금조달 어떻게
<통일과 금융-②> 자금조달 어떻게
  • 황병극 기자
  • 승인 2014.09.29 1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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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를린·런던=연합인포맥스) 황병극 노현우 기자 = 통일문제를 논의하는 데 있어서 빼놓을 수 없는 숙제가 통일비용이다. 1990년대 독일이 고실업과 막대한 재정 적자에 시달렸던 것도 통일비용과 무관하지 않기 때문이다.

독일의 통일비용은 대략 1조5천억유로(약 2천조원)로 추산된다. 더욱이 서독은 매년 1천억 유로 정도의 보조금을 동독에 지원하고 있다.

독일과 영국 등 현지 경제전문가들은 남북통일이 독일과 같은 후유증에 시달리지 않기 위해서는 장기적이고 점진적인 재원마련을 통해 통일이 가져올 수 있는 악영향을 최소화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들은 한반도에서도 독일통일 때와 마찬가지로 국채발행을 통한 자금조달이 불가피하지만, 이에 따른 충격을 줄이기 위해서는 금융시장이나 민간부분을 통한 자금조달 방안도 철저하게 마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 자금조달 위해 금융ㆍ민간 역할 필요

한국의 통일비용 추정치는 최소 72조5천억원(미국 랜드연구소)에서 최대 5천850조원(미국 스탠퍼드대 아태연구센터)으로 연구기관마다 다양하다. 독일처럼 국채발행을 통해 통일비용을 조달하려면 채권시장 활성화가 선행돼야 한다. 이 때문에 기관투자자 육성이나 채권시장 활성화, 각종 금융상품수단 다양화도 필요하다.

피로스카 나기 유럽부흥개발은행(EBRD)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통일과정에서 민간부분의 참여는 매우 중요하다"며 "민간부문이 북한의 2천200만명에 달하는 인적자원을 훈련하고 교육하는 가이던스를 제공할 뿐 아니라 엄청난 규모의 자금을 조달하는 데도 큰 역할을 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는 "기본적으로는 국가가 주도하겠지만, 민간부분이 관련된 사업기회를 찾을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하며, 그에 합당한 인센티브도 제공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세계은행이나 EBRD의 기금을 이용할 수 있지만, 자격문제 등으로 한계가 있을 것"이라며 "정책금융기관이나 민간금융기관, 인프라스트럭쳐, 각종 프로젝트자금 등을 활성활할 수 있도록 여건을 만들고, 민간부문의 직접투자(FDI)와 같은 방법도 모색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 꾸준한 외국인 자금유입 유도해야

아울러 외국인의 자금이 꾸준하게 국내로 유입될 수 있도록 하는 것도 중요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외국인 자금은 통일비용을 마련하는 데 도움이 될 뿐 아니라 통일에 따른 국내금융시장의 충격을 최소화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나기 EBRD 이코노미스트는 "남한의 저축액이나 필요한 통일비용 차이만큼 외국자금이 필요하다"며 "그 중 많은 부분이 민간부분을 통해 조달돼야 하며, 독일 통일과정에서도 정부와 민간부분 조합으로 이뤄졌다"고 진단했다.

노버트 아울 노무라 금리담당 이코노미스트는 "서독이 통일 이전부터 상당한 수준의 경상수지 흑자를 기록했는데, 한국도 현재 경상수지 흑자를 기록하고 있다. 통일 이후 투자금을 비롯해 막대한 비용이 필요하다는 점도 비슷하다"고 평가했다.

그는 이어 "남한의 저축과 소비행태가 바뀌지 않는다며 통일자금을 마련하는 데있어서 외화자금을 활용해야 한다. 남한의 채권발행도 눈에 띄게 증가할 것"이라며 "이를 위해서는 외국인 자금에 대해서 높은 수익률을 제공해야 한다. 통일 당시 분데스방크가 기준금리를 인상한 것도 이런 이유"라고 설명했다.

◇ 금리인상 등 통화정책이 핵심 사안

실제로 통일 당시 독일의 기준금리는 미국과 다른 궤적을 그렸다.

독일 중앙은행인 분데스방크는 통일 이후 2년6개월 동안 기준금리를 8%를 웃도는 수준으로 인상한 반면 같은 기간 미국 연방준비제도(Fed)는 금리를 내렸다. 재정정책을 확장적으로 운용하면서 필요한 곳에 자금을 충분히 공급하면서, 다른 한편에서는 금리를 올려 외국인 투자자금 유입을 촉진한 셈이다.

다른 나라에 비해 높은 수준의 금리는 환율에도 영향을 끼쳤다. 외화자금을 끌어들이려는 독일의 고금리를 노린 외국인 투자자금이 대량으로 유입되면서 독일 마르크화에 상승압력을 가했기 때문이다.

당시 자본시장에 미치는 충격은 독일에 그치지 않고 유럽 전역으로 퍼졌다. 독일로 자금이 몰리면서 구축효과(crowding effect)가 나타났고, 스페인 등 상대적으로 신용등급이 낮은 국가로 유입되는 외화자금이 확연히 감소했다.

젠스 노르드빅 노무라 이코노미스트는 독일통일은 1990년대 초 ERM 화폐위기에도 일부 영향을 줬다고 진단했다. 마르크화가 강세를 보였고, 당시 마르크화에 연동했던 주변국 통화까지 강세를 보여 유럽의 환율메커니즘이 훼손됐다는 설명이다.

eco@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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