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재헌 기자 = 국고채 금리가 급락했다. 달러-엔이 110엔을 넘는 등 우리나라 경기회복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안전자산이 선호된 영향을 받았다. 국고 20년물은 지난해 5월 이후 처음으로 2%대에 진입했다.

1일 서울 채권시장에서 국고채 3년물 지표금리는 전일보다 7.8bp 하락한 2.219%에, 10년물은 5.0bp 떨어진 2.804%에 최종고시됐다.

3년 국채선물(KTB)은 전일보다 27틱 상승한 107.90을 기록했다. 은행권이 3천933계약 순매수했지만, 증권.선물사가 5천752계약 순매도했다. 거래량은 9만9천633계약으로 집계됐다.

10년 국채선물(LKTB)은 전일보다 47틱 오른 119.09를 나타냈다. 외국인은 1천408계약 순매도했다.

◇ 시장 전망

채권 딜러들은 손절성 매수가 상당 부분 나온 만큼 금리가 급작스럽게 뛰긴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엔저에 따른 정책당국자들의 우려도 매수세를 지지할 것으로 예상했다.

한 은행의 채권 딜러는 "개장부터 금융통화위원회 의사록과 물가 지표로 손절성 매수가 시작됐는데 이후 주식이 급락하면서 우선 들어가고 보자는 심리가 발동했다"며 "금리가 하루 만에 박스권 밑으로 형성됐기 때문에 사실상 단타 매매 장세로 평가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수급상 이렇게 포지션이 한쪽으로 쏠리면 대형 악재가 나오지 않는 이상 현재의 금리 수준을 지키려는 관성도 작용할 것이다"며 "이달 금통위까지는 박스권 자체를 낮추려는 움직임을 예상한다"고 덧붙였다.

한 증권사의 채권 딜러는 "저번 금통위 때는 이주열 한은 총재, 전날은 최경환 부총리, 이날은 안종범 청와대 경제수석까지 엔저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며 "정책당국자들의 우려는 결국 금리인하 압박으로도 해석될 수 있어 매수세가 빠지긴 쉽지 않을 것이다"고 전망했다.

◇ 장중 동향

국고채 금리는 국고 3년물 지표물인 14-3호를 기준으로 전날보다 2bp가량 하락한 2.27%에 출발했다. 전날 공개된 지난달 금통위 의사록에서 인하에 공감한 금통위원이 세 명으로 나오면서 금리인하가 임박했다는 컨센서스가 확산한 영향을 받았다. 개장 전 발표된 소비자물가 상승률도 매수 재료로 작용했다.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1.1%를 기록해 시장의 예상치를 크게 밑돌았다.

이후 강세 폭을 조정하던 채권시장은 달러-엔이 110엔을 넘고 코스피가 급락하면서 매수세가 급증했다. 순식간에 기술적 저항선을 넘자 손절성 매수가 꾸준히 들어왔다. 장 마감까지 이러한 모습은 지속됐다. 다만, 금리가 떨어질수록 부담감도 커져 단타 매매 세력들이 단기물을 더 선호했다. 외국인이 단기선물을 사들이고 장기선물을 매도한 점도 기간별 수익률 곡선에 영향을 줬다.

국채선물은 장단기 선물 모두 장중 고점에서 장을 마쳤다. KTB의 장중 고점과 저점의 차이는 25틱을 나타냈다. 미결제약정은 전날보다 4천334계약 증가했다.

◇ 금융투자협회 고시금리

국고채 3년물 지표금리는 전일보다 7.8bp 하락한 2.219%에, 5년물은 7.2bp 내린 2.426%에 고시됐다. 10년물은 5.0bp 하락한 2.804%에 거래를 마쳤고, 20년물은 4.3bp 내린 2.980%에 마감됐다. 국고 30년물은 전일보다 4.2bp 떨어진 3.057%였다.

통안채 91일물 금리는 전일보다 4.6bp 하락한 2.157%를 나타냈다. 1년물은 5.8bp 내린 2.153%, 2년물은 6.7bp 내린 2.184%를 기록했다.

3년 만기 회사채 'AA-' 등급은 전일보다 7.0bp 하락한 2.610%에, 동일 만기의 회사채 'BBB-' 등급은 전일보다 7.2bp 내린 8.356%에 마감됐다. CD 91일물은 전일과 같은 2.35%, CP 91일물은 전일 대비 보합인 2.41%에 고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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