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 15년의 설움을 떨쳤다. 삼성전자와 현대차 등 국내 증시 '투톱'이 부진한 가운데 한국전력은 최근 돋보이는 주가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국전력 주가는 지난 2일 52주 최고가를 기록, 장중 4만9천250원까지 올랐다. 이날 오전에는 4만9천700원까지 올라 다시 52주 신고가를 경신했다.

한국전력은 시세보다 배가 높은 가격으로 삼성동 부지를 현대차그룹에 넘기면서 현금 유동성이 개선되는 겹경사를 맞았다.

달러-원 환율이 요동치면서 대형주 가운데 상대적으로 안정된 수익을 올리는 대표 종목으로까지 각광을 받고 있다.

한전 주가가 마지막으로 5만원을 넘어선 것이 지난 1999년 6월이다. 이후 주가가 크게 오르지도, 내리지도 않는 지지부진한 움직임인 한전은 현재 5만원선에 육박, 15년만에 다시 빛을 보고 있다.

'가치투자의 대가' 이채원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 부사장은 한전 마니아다.

그는 사석에서 한전 주가가 5만원이 되면 '눈물'이 날 것 같다고 반농담 삼아 이야기하곤 했다. 이 부사장은 10여년이 넘는 시간 동안 한전이 제대로 된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는 날이 올 것이라고 확신했지만 주가는 오르지 않아 마음고생이 심했다.

이 부사장은 "한전 주가가 2만5천원이던 시절에 보유비중이 상당했다"며 "지금은 주가가 제 가치를 찾아가는 과정에 있어 수익을 냈다"고 설명했다.

이 부사장에 따르면 한전 PBR(주가순자산 비율)은 여전히 0.6배에 불과하다. 내년에 삼성동 부지 현금이 유입되면 PBR은 0.5배로 떨어지게 된다.

이채원 부사장은 "절대 깨지지 않는 가격 레벨에서 종목 투자에 나선다는 원칙이 있다"며 "한전을 매수할 때 2만5천원선은 절대적인 저평가 구간이라고 보고 비중을 높여갔다"고 회상했다.

이 부사장은 "현재 국내 증시를 보면 대형주들이 절대적인 저평가 구간에 들어간 것 같다"며 "중소형주 보다는 대형주에 매수 관점을 유지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가치투자라는 것은 큰 수익을 바라지 않고 연 5% 정도 수익을 꾸준히 내는 것에 있다"면서 "한전은 꾸준히 투자해 이제는 제대로된 평가를 받는 종목인 것 같다"고 평가했다.

이채원 부사장은 '제2의 한전'이 될 수 있는 종목을 찾고 있지만 쉽지 않다는 속내도 드러냈다.

그는 "가치투자라는 것이 시간을 두고 수익이 언제 날지 모르는 상황이 많은 만큼 어떤 종목에 확신이 있어도 수익이 언제 난다고 명확히 말하기는 어렵다"면서 "절대적으로 싼 주식을 사서 가치를 인정받을 때까지 기다리는 일이 많은 인내를 요구한다"고 말했다. (산업증권부 변명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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