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국제경제부 = 9일(미국 시간) 뉴욕 금융시장에서 주가는 유럽을 중심으로 한 전 세계 경기침체 우려가 부각돼 다소 큰 폭으로 밀렸다.

국채 금리는 긍정적 입찰 결과와 뉴욕증시 하락에도 금리가 너무 낮은 수준이라는 평가 속에 소폭 하락하는데 그쳤다.

유로화는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의 인플레이션 관련 발언으로 미국 달러화와 엔화에 하락했다.

뉴욕유가는 공급 우위 장세 속에 전 세계 경기 둔화 우려에 따른 수요 약화 전망으로 2012년 12월 이후 최저치로 추락했다.

독일의 8월 수출은 전월대비 5.8%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월간 기준으로 5년 만에 최대 감소율로 유로존 최대 경제국 독일이 침체를 보일 것이라는 우려를 증폭시켰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는 이날 유로존의 경기 침체 가능성이 크다면서 ECB의 추가 조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드라기 총재는 이날 워싱턴 소재 브루킹스연구소 콘퍼런스에 참석한 자리에서 "ECB는 물가 안정의 책임이 있다. 이는 지금 지나치게 낮은 수준으로 떨어진 인플레이션을 끌어올린다는 의미"라며 "ECB는 정확히 이런 일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미 노동부는 지난주 실업보험청구자수가 1천명 줄어든 28만7천명(계절 조정치)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마켓워치 조사치 29만4천명을 밑돈 것이다.

지난 8월 미국의 도매재고는 전월 대비 0.7%(계절 조정치) 늘어났다고 미 상무부가 밝혔다. 이는 월스트리트저널(WSJ) 조사치 0.4% 증가를 웃돈 것이다.



◇ 주식시장

뉴욕증시에서 주요 지수는 유럽을 중심으로 한 글로벌 경기침체 우려가 부각돼 다소 큰 폭으로 밀렸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대비 334.97포인트(1.97%) 하락한 16,659.25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는 전날보다 40.68포인트(2.07%) 밀린 1,928.21에 끝났고,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90.26포인트(2.02%) 떨어진 4,378.34에 장을 마감했다.

다우지수는 지난해 6월 이후 하루 최대 낙폭을 기록했으며 S&P지수는 2월 이후 가장 크게 밀렸다.

지수는 장 초반 전날 주요 지수가 올해 최대 상승폭을 기록한 데 따른 이익실현 매물이 나와 하락세로 출발했다.

연방준비제도(Fed)는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을 통해 비둘기파적 기조를 확인했으며 이에 안도한 시장은 전날 크게 올랐다.

개장 전 발표된 독일의 경제지표는 유럽의 경기 둔화 우려를 부추겼다.

주가는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가 유로존 성장률이 둔화하고 있다면서 ECB가 인플레이션을 끌어올리기 위한 노력에 나서야 한다고 밝힌 후에 낙폭을 확대했다.

월가의 애널리스트들은 최근 중동의 공습과 에볼라 발생 등의 헤드라인 리스크에 글로벌 경기 우려가 더해졌다고 진단했다.

또 유럽의 성장률이 취약한 모습을 보이면서 거의 경기침체와 비슷한 여건을 보여주고 있다면서 모든 시장참가자가 경기를 부양할 '바주카포'가 나오길 기다리고 있다고 분석했다.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에 유가는 2012년 12월 이후 최저치로 떨어지며 관련주의 약세를 주도했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1월물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날보다 1.54달러(1.76%) 낮아진 85.77달러에 마쳤다.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에서 이른바 '공포지수'인 변동성지수(VIX)도 한때 19.33까지 올라 지난 2월 6일 이후 최고치를 나타냈다.

소형주 중심의 러셀2000지수는 2% 넘게 밀렸다.

이날 미국의 주간 실업보험청구자수가 양호하게 나왔으나 주가는 미국에서 나오는 소식에 반응하지 않았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개별 종목 가운데서는 의류업체 갭의 주가가 실망스러운 9월 매출 실적을 밝힘에 따라 12.5% 밀렸다. 업체는 최고경영자(CEO)인 글렌 머피가 내년 2월에 사임한다고 밝혔다.

애플은 주요 주주인 칼 아이칸이 자사주 매입 규모를 늘리라고 촉구함에 따라 0.2% 올랐다.

◇ 채권시장

미국 국채 금리는 긍정적 입찰 결과와 전 세계 성장률 둔화 우려에 따른 뉴욕증시 큰 폭 하락에도 금리가 너무 낮다는 평가가 제기되며 소폭 하락하는데 그쳤다.

월스트리트저널(WSJ)-튤렛프레본에 따르면 뉴욕채권시장에서 10년만기 국채가격은 전날보다 3/32포인트 올랐고, 가격과 반대로 움직이는 수익률은 0.9bp 떨어진 연 2.315%를 기록했다.

30년만기 국채가격은 전장보다 7/32포인트 높아졌고, 수익률은 1.1bp 낮아진 3.048%를 나타냈다.

반면 5년만기 국채수익률은 전날보다 1.3bp 상승한 1.563%를 보였다.

10년물 국채가격은 개장 초 전날 연방준비제도(Fed)의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이 예상과 달리 비둘기파적임이 확인됨에 따라 한때 2.282%까지 밀려 2013년 6월 이후 최저치를 경신했다.

의사록은 세계 성장률 둔화에 따른 미국의 수출 약화와 강한 달러화에 따른 인플레이션 목표치 2% 달성 난망 등을 이유로 미국 성장률 예측치를 낮췄다.

그러나 단기 급락에 따른 매물이 나와 국채가격이 보합권으로 내려앉았다. 이후 오후 1시로 예정된 30년만기 국채입찰을 앞두고 조심스러운 움직임이 지속됐다.

한 시장관계자는 "10년만기 국채수익률이 2013년 6월 이후 최저치로 하락한 것은 Fed가 단기금리 인상을 서두르지 않을 것임을 확인한 때문"이라면서 "FOMC 의사록 발표 뒤 연방기금(FF) 금리선물 투자자들은 첫 금리인상 시기를 2015년 6월에서 2015년 9월로 늦출 가능성을 반영하기 시작했다"고 강조했다.

또 다른 시장관계자는 "이날 국채투자자들은 FOMC 의사록에 대해 전날과 다른 생각으로 접근했다"면서 "이에 따른 이익실현 매물 출회가 국채가격 추가 상승을 제한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날도 장중 내내 의사록에 대한 분석이 이어졌다"면서 "의사록에 실질적 변화가 없었음에도 국채시장이 너무 과도하게 반응했다는 분위기가 확산됐다"고 주장했다.

그는 "FOMC 내의 매파와 비둘기파의 현 상황에 대한 상반된 인식이 매우 견고한 모습임을 이번 의사록이 확인했으며 이는 Fed발 불확실성이 더 증폭될 가능성을 높인다"고 부연했다.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가 300포인트 이상 급락세를 나타낸 것 역시 안전자산 매입세를 견인해 국채가격 오름세를 부추겼다.

재무부는 이날 오후 1시에 130억달러 어치의 30년만기 국채를 입찰했다. 입찰이 10년만기 국채입찰과 달리 괜찮은 수준을 보여 국채가격이 상승했다.

낙찰 최고 금리는 연 3.074%로 2013년 5월 이후 최저치를 경신했다.

입찰 수요 강도를 나타내는 응찰률은 2.40배로 지난 10차례 평균인 2.45배를 소폭 밑돌았다.

해외 중앙은행 등 간접입찰자들의 낙찰률은 46.2%로 지난 평균인 45.5%를 소폭 상회했다. 직접 입찰자들의 낙찰률은 21.5%로 지난 평균인 16.2%를 웃돌았다.

이후 국채가격은 10년만기 국채수익률이 너무 낮은 수준으로 내려앉았다는 분위기로 매수세가 약화돼 안전자산 매입세가 주춤해짐에 따라 증시 급락에도 보합권에 머물렀다.

뉴욕 애널리스트들은 현 수준의 수익률이 유지된다면 국채를 매입할 세력이 거의 없을 것이라면서 현재의 낮은 수익률을 정당화할 수 있는 새로운 촉매제가 나오지 않는다면 국채가격 상승은 어렵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주가가 현 수준에서 급격한 추가 조정을 받거나 에볼라 확산으로 미 경제가 둔화하거나 하는 등의 악재가 나와야 국채가격 상승을 기대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여타 금융시장이 예상보다 큰 변동성을 나타낼 가능성이 커짐에 따라 국채가격 하락폭 역시 제한적인 모습을 이어갈 것 같다고 이들은 예상했다.

한편, 세인트루이스연방준비은행에 따르면 세인트루이스연은의 주간 금융스트레스지수(FSI)는 마이너스(-) 1.087을 나타내 2013년 12월6일 이후 최고치를 경신했고, 5주 연속 증가세를 보였다.

FSI는 채권시장의 변동성이 커진 데다 기대 인플레이션이 상승함에 따라 상승압력을 받았다. 그러나 마이너스를 기록한 것은 금융스트레스가 여전히 역사적으로 낮은 수준에 머물고 있음을 확인한 것으로 풀이됐다.

◇ 외환시장

유로화는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의 인플레이션 관련 발언으로 미국 달러화와 엔화에 하락했다.

연합인포맥스(6411)에 따르면 이날 오후 늦게 뉴욕 외환시장에서 유로화는 달러화에 대해 유로당 1.2691달러에 움직여 전날 뉴욕 후장 가격인 1.2733달러보다 0.0042달러 떨어졌다.

유로화는 엔화에 대해 유로당 136.86엔을 나타내 전날 뉴욕 후장 가격인 137.63엔보다 0.77엔 내렸다.

달러화는 엔화에 대해 달러당 107.84엔에 거래돼 전날 뉴욕 후장 가격인 108.09엔보다 0.25엔 낮아졌다.

드라기 ECB 총재는 이날 중앙은행은 과도하게 낮은 수준의 인플레이션을 높여야만 한다고 밝혀 유로화 약세를 부추겼다.

앞서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의사록이 비둘기파적임을 확인해 3주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던 달러화는 주간 실업보험청구자수가 하락세를 나타내 엔화에 낙폭을 축소했다.

그러나 오후 들어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가 300포인트 넘게 하락하는 등 급락세를 나타내 달러화가 엔화에 낙폭을 재차 확대했다.

한 시장관계자는 "전날 연방준비제도(Fed)가 강한 달러화가 인플레이션 목표치 2% 달성을 어렵게 할 것으로 우려해 달러화가 큰 폭으로 하락했다"면서 "이날은 드라기 총재가 유로존의 디플레이션 탈출이 최우선 정책을 재확인해 유로화가 약세 통화로 전락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드라기 발언이 나올 때마다 유로화가 부정적 움직임을 보인다"면서 "최근의 드라기 발언들을 보면 ECB가 경기부양을 위해 현재 할 수 있는 유일한 방안은 유로화 약세를 부추기는 것 이외에는 없는 듯하다"고 부연했다.

지난 8월 독일의 수출이 전월 대비 5.8% 감소해 월간 기준으로 5년 만에 최대 감소율을 보였다. 이는 유로존 최대 경제국 독일이 침체를 보일 것이라는 우려를 증폭했다.

그러나 볼프강 쇼이블레 독일 재무장관은 독일 경제가 침체에 빠진 것은 아니라고 진단했다.

쇼이블레 장관은 이날 워싱턴에서 베텔스만재단이 주최한 행사에 참석한 자리에서 지정학적 역풍과 투자자 및 소비자들의 심리 악화로 성장 속도가 둔화하고 있지만 독일 경제가 위축되고 있는 것은 아니라고 주장했다.

한 시장관계자는 "독일 내의 기업환경과 수출 전망이 취약한 모습을 나타냈다"면서 "최근의 독일 성장률 전망과 지표로 보면 독일 경제가 스태그내이션에 직면해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강조했다.

뉴욕 애널리스트들은 유로존의 경기 침체와 디플레이션 우려 증폭으로 ECB가 추가 부양책을 내놓을 것이라는 전망이 재차 고개를 들어 유로화가 장중 내내 하락압력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달러화의 최근 급등세가 마무리된 이후 일시적으로 달러 유동성 공백 상황이 벌어진 듯하다면서 ECB가 Fed와 같이 전 세계 유동성을 공급할 수 없기 때문에 자산시장의 변동성이 커질 것이며 특히 일부 이머징 마켓이 잠재적으로 중대한 압박을 받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러한 상황이 이어진다면 Fed가 예상보다 빠른 시기에 첫 금리 인상을 단행하기 어려울 수도 있다고 이들은 강조했다.

한편, 이날 영란은행(BOE)은 통화정책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연 0.5%로 동결하고 자산매입 규모 역시 현행대로 유지한다고 밝혔다.

파운드화는 달러화에 대해 파운드당 1.6118달러에 거래돼 전날 뉴욕 후장 가격인 1.6169달러보다 0.0051달러 낮아졌다.

◇ 원유시장

뉴욕유가는 공급 우위 장세 속에 전 세계 경기 둔화 우려에 따른 수요 약화 전망으로 2012년 12월 이후 최저치로 추락했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1월물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전날보다 1.54달러(1.76%) 낮아진 85.77달러에 마쳤다.

다우존스에 따르면 유가는 종가 기준으로 2012년 12월 이후 최저치를 경신했다.

유가는 전세계 공급 과잉 우려 속에 유로존과 일본의 경기 침체와 중국의 경기 둔화 우려로 에너지 수요 감소 전망이 증폭돼 하락압력을 받았다.

11월물 브렌트유 가격 역시 2012년 6월 이후 처음으로 90달러 아래로 내려앉았다.

미국이 셰일오일 생산량을 30여년 만에 최대로 높일 예정인 가운데 지난달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산유량 증가, 세계 최대 산유국 사우디아라비아의 11월 대 아시아 원유 수출가격 인하 등이 전 세계 원유 수급 불균형 우려를 부추겼다.

여기에 국제통화기금(IMF)이 지난 7일 올해와 내년 전 세계 성장률 전망치를 각각 하향 조정한 것도 유가에 부정적 재료로 작용했다.

유로존 최대 경제국인 독일 경제는 대 중국과 러시아 수출 감소로 침체국면 초기에 진입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독일의 4개 연구소는 올해 독일의 성장률 전망치를 지난 4월의 1.9%에서 1.3%로 낮춘다고 밝혔다.

이날 바클레이즈는 수요 감소와 달러 강세, 리비아 산유량 증가 등을 이유로 올 4분기 브렌트유 가격 평균치를 당초 106달러에서 93달러로 낮춘다고 말했다. 또 내년 브렌트유 가격 예상치 역시 107달러에서 96달러로 내린다고 덧붙였다.

뉴욕 애널리스트들은 독일 경제 침체 우려 증폭과 미국의 원유생산 증가가 유가 하락을 부추기고 있다면서 여기에 유가 하락에도 OPEC 회원국들이 감산을 단행하기보다는 시장점유율 유지를 위한 정책을 구사하고 있어 유가가 오를 이유가 없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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