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박희진 기자 = 국채선물 10년물의 가격 급락에 서울채권시장의 관심이 집중됐다.

23일 전문가들은 전반적인 채권 금리 정상화에 따른 약세 기조에 따른 베팅, 혹은 결산이 임빅한 증권사들의 손절에 의해 10년 선물의 가격 하락이 3년물에 비해 컸던 것으로 진단했다.

전일 국채선물 3년물(103.51)이 전일대비 2틱 하락했한데 비해 10년물(107.39)은 전일대비 19틱 하락했다. 통상 선물 3년물의 1틱은 10년물의 3틱 정도와 동일하게 평가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3배이상 하락폭이 확대된 셈이다.

한 전문가는 "현물 10년물을 증권사가 16일부터 팔았다"며 "14일, 15일까지만 해도 증권사는 매수 포지션을 견지했었지만 15일부터 시장에서는 금리 상단이 돌파당했다는 인식이 강해졌다"고 설명했다.

그는 "현물시장에서 장기물을 딜링하는 증권사들이 금리가 올라도 기준 금리는 한동안 동결될 것으로 내다봤다"며 "보험사 등 장기투자기관들이 장기물을 매수하기 때문에 커브가 결국 플랫될 것으로 인식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증권사들이 금리가 오를 때마다 단기물은 팔더라도 장기물을 사는 매매를 해왔다"며 "지난주 15일(목요일) 이후 금리의 상단이 열려 꾸준히 추가 매수했던 세력이 심리적으로 위축되기 시작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당분간 기준금리가 동결될 것으로 예상될 경우 금리가 상승해도 커브는 플랫해지는데 이러한 플랫에 대한 확신이 많이 흔들렸다"며 "증권사들의 장기물 매도가 관찰되고 5년은 대차물량도 늘어난 것으로 볼 때 중장기물 손절이 이루어지고 있다"고 역설했다.

그는 "현재 증권사들은 5년물, 10년물의 금리가 추가 상승할 것으로 보고 있다"며 "10년물의 거래가 잘 안되다 보니 미리 선물 10년물을 팔아 헤지하거나 외국인의 매도기조를 따라서 선물매도에 순수하게 베팅한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채권 시장에서는 약세기조가 지속되고 있다. 커브가 정상화되고 장기물의 금리가 오른데 따른 국채선물 10년물의 매도라는 지적이 이어졌다.

A증권사 딜러는 "채권시장이 약세로 가고 있기 때문에 장기 선물 매도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며 "기준금리가 변하지 않고 있어 장단기 스프레드 커지고 있는 과정이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손절인지 포지션 신규구축인지 확실치 않지만, 시장심리 자체가 취약하기 때문에 듀레이션을 축소하는 과정"이라며 "증권사들의 결산전에 위험을 피하려는 것"이라고 추정했다.

한편, 당일 외국인이 국채선물 시장에서 매수세를 보인 까닭은 시장에 대한 뷰(view)가 바뀌었기 때문인 것으로 추정됐다.

채권 전문가는 "중국 구매자관리지수(PMI)가 부진했다"며 "일부 외국계 자문사에서 기존의 IRS 페이 뷰 권고를 철회했다"고 말했다.

그는 "큰 흐름에서 금리 상승은 맞지만 잠시 관망하자는 시각이 강해져 외국인이 선물 매수세로 돌아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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