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17일 서울채권시장은 급락세를 멈춘 뉴욕증시에 코스피가 반등하는지 등을 살피며 방향을 모색할 것으로 전망된다. 시장참가자들은 미국 통화정책에도 불확실성이 생겨 중장기 전략을 짜는 데 주력할 것으로 예상된다.

간밤 제임스 불라드 미국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워싱턴에서 열린 컨퍼런스에 참석해 "유럽의 인플레이션 및 기대 인플레이션 하락이 미국으로도 다소 번지고 있다"면서 연방준비제도(Fed)가 현재 진행 중인 양적완화(QE) 종료 절차를 잠시 멈추는 것도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전날에도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같은 주장을 반복했다.

불라드 총재는 원래 내년 1분기쯤 연준이 금리를 올려야 한다고 주장했던 인사다. 그의 태도를 급작스럽게 변화시킬 만큼 유럽과 미국의 상황이 예전과 같지 않은 것으로 풀이할 수 있다.

다만, 불라드 총재는 올해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투표권이 없다. 그의 생각에 현재 투표권을 가진 지역 연준 총재들이 동조하는지 지켜봐야 한다. 이제 글로벌 금융시장은 이달 말 예정된 FOMC에 더욱 주목하게 됐다.

글로벌 선진국 중에서 통화정책이 가장 먼저 호키시(매파)해질 것으로 여겨지던 미국이 계속 도비시(비둘기파) 하다면 서울채권시장에도 호재로 작용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미국이 금리를 올려 내외금리차가 줄고 국내에서 자본이 유출되는 우려가 크게 경감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는 일부 시장참가자들의 예상처럼 내년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추가로 기준금리를 내리는 데도 수월한 환경으로 인식될 것이다.

글로벌 펀더멘털과 통화정책의 불확실성이 커진 만큼 서울채권시장 참가자들은 이 변화를 좀 더 지켜봐야 하는 상황이다. 이에 급락세를 멈춘 뉴욕증시가 코스피 반등으로 이어지는지 등을 살피며 금리수준을 결정할 것이다. 올해 큰 자본차익의 기회가 사라졌다는 생각에 차익실현을 시작하는 단타세력이 나올지도 지켜봐야 한다. 외국인은 하루 만에 국채선물을 순매도로 전환할 정도로 흐름이 불안정하다.

최경환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틀째 국정감사에 출석한다. 국회의원들의 경기 우려에 예상치 못한 정책을 밝힐지가 관심사다.

◇ 美 금리 소폭 조정…뉴욕증시 혼조

뉴욕 현지시간으로 오후 5시쯤 10년 만기 미국채 금리는 전날보다 1.7bp 높아진 2.157%를 기록했다. 5년물과 30년물 역시 각각 4.4bp, 1.5bp 올랐다. 미국의 주간 고용지표가 14년 만에 최저 수준을 나타냈고 산업생산은 호조를 보였다. 10월 주택지표와 필라델피아 제조업지수가 전월 대비 낮아졌지만, 세부적으로 긍정적이라는 분석이 부각돼 조정의 원인이 됐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대비 24.50포인트(0.15%) 하락한 16,117.24에 거래를 마쳤다. S&P500 지수와 나스닥 지수는 각각 0.01%, 0.05% 상승했다. 장중 제임스 불라드 총재의 발언에 낙폭을 대거 만회했다.

뉴욕 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에서 달러-원 1개월물은 1,062.55원에 최종 호가됐다. 최근 1개월물 스와프포인트(+1.35원)를 고려하면 전 거래일 서울 외환시장 현물환 종가(1,061.50원)보다 0.30원 하락했다. (정책금융부 채권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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