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한용 기자 = 기준금리가 사상 최저 수준으로 하락하는 등 저금리 기조가 장기화하면서 자산운용수익률 악화에 대한 보험사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업계 안팎에선 해외투자와 대체투자 등 보험사 차원의 자구 노력과 함께 표준이율과 예정이율 관련 제도 보완이 필요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지난 15일 기준금리를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가장 낮은 2.00%로 낮춘 이후 수일간 시중금리는 단기물을 중심으로 내림세를 보였다.

중장기물 금리는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 움직임을 반영해 등락했지만, 미국의 정책금리 조기인상 기대감이 줄어들고 있어 상승 흐름을 타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지난 7월부터 지속된 달러화 강세가 미국 경제 회복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이에 따라 안전자산 선호 현상이 나타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결국 보험사들의 주력 투자대상인 중장기 국채 금리는 당분간 낮은 수준을 유지할 공산이 크고, 이에 따라 보험사의 운용수익률은 또다시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에선 저금리 리스크에 대응하기 위해선 해외투자와 대체투자를 늘려야 한다는 얘기가 꾸준히 나온다.

보험사 관계자는 "기준금리가 사상 최저 수준까지 떨어지면서 이차 역마진이 심화될 가능성이 커졌다"며 "역마진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 해외채권과 구조화채권 등 고금리채권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런 전략은 단기적으로 수익률 높이는 데는 효과적이지만, 1990년대와 2000년대 일본 보험사들이 주식과 부동산, 해외 투자 비중을 축소하지 않거나 확대해 파산의 길로 들어선 전례가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같은 지적이 힘을 얻으면서 최근엔 보험사의 건전성 저하를 막기 위해 표준이율과 예정이율이 시장금리를 적절하게 반영하도록 제도를 보완하자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표준이율은 책임준비금 적립에 적용되는 금리지만 현실적으로 예정이율 결정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표준이율이 시장금리 하락을 반영하지 못할 경우 적정한 책임준비금 적립과 보험료 책정이 어려워질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예정이율은 금리연동형 보험상품에 적용되는 이율로 보험사의 직전 12개월 평균 운용자산이익률, 국고채 수익률, 양도성예금증서(CD) 유통수익률의 과거 3개월 평균을 고려해서 정해지기 때문에 시중금리 하락이 반영되는 데 시차가 있다.

따라서 표준이율과 예정이율이 시장금리를 신속하게 반영할 수 있도록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전용식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저금리 지속 기간을 전망하는 것은 불가능하지만 일본의 경우 20년간 지속됐다는 점에 비춰볼 때 이보다 더 장기화할 수도 있다"며 "저금리 기조에 대한 (보험산업 차원의) 정책적, 전략적 패러다임의 전환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김석동 전 금융위원장은 2012년 말 한 기자간담회에서 "보험사의 경영행태가 절벽을 향해 달리는 기차 같다"며 "보험업계는 아직 저금리, 저성장 위험에 대해 충분한 대비가 돼 있는 것 같지 않다"고 말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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