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中ㆍ유럽 경기둔화 우려

- 日 무역흑자

- 美-日 금리 스프레드 축소



(서울=연합인포맥스) 태문영 기자 = 지난달부터 모처럼 약세를 보였던 엔화가 22일 달러화와 유로화에 큰 폭으로 상승했다.

엔화 상승의 배경에는 ▲ 중국과 유럽의 경기 둔화 우려에 따른 안전자산 수요와 ▲ 일본 무역수지 흑자 ▲ 미국과 일본의 금리 스프레드 축소가 자리하고 있다.

22일 늦은 오후 한때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화는 엔화에 대해 1% 넘게 밀려 82.55엔 근처에서 거래됐다.

유로화도 엔화에 대해 1.2% 하락해 108.96엔 근처에서 거래됐다.

▲ 경기 둔화 우려 악화 = 중국과 유로존의 경제지표가 경기 악화를 가리키면서 시장이 안전자산으로 몰린 점이 엔화 상승의 첫 번째 이유다.

HSBC는 중국의 3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 예비치가 48.1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지수는 2월의 49.6에서 하락했으며 경기 확장과 수축을 가르는 '50.0'을 5개월째 밑돌며 중국 경기 둔화 우려가 증폭됐다.

유로존에서 나온 지표가 시장의 예상에 못 미치자 상황은 더 악화했다.

유로존의 3월 합성 PMI 속보치는 48.7로 전월의 49.3보다 하락했다.

유로존 최대 경제국인 독일의 3월 제조업 PMI도 48.1을 기록해 경기가 수축 국면에 있음을 나타냈다.

부진한 PMI의 여파로 시장참가자들은 국채와 달러화, 엔화 들 안전자산으로 몰렸다.

▲ 日 무역 흑자 = 일본의 무역수지가 시장의 예상을 웃도는 호조를 기록한 점 역시 엔 약세에 제동을 걸었다.

일본 재무성에 따르면 2월 무역수지는 329억엔 흑자를 기록, 지난 1월에 이어 적자를 예상했던 시장의 우려를 누그러뜨렸으며 5개월 만에 흑자로 돌아섰다.

지난 1월 무역수지는 1조4천750억엔 적자로 월간 적자로는 사상 최대를 기록하며 일본 경제에 대한 우려를 악화시켰다.

마크 맥코믹 브라운브러더스해리먼(BBH) 외환 전략가는 일본 무역수지 개선이 트레이더들로 하여금 엔 매도 포지션을 청산하게 부추겼다고 설명했다.

맥코믹 전략가는 "그동안 엔화 숏 포지션이 쌓여 있었지만 서서히 줄어들고 있다"고 말했다.

▲ 美-日 금리 스프레드 축소= 미 국채 수익률이 하락하면서 엔화가 상승할 조건이 만들어졌다.

투자자들은 상승하는 수익률을 쫓아 미 국채에 투자했고 이는 그동안 달러화를 지지했다.

22일 미 국채 수익률은 스페인과 이탈리아 국채 수익률이 상승세를 지속한데다 유로존과 중국 경제지표 악화가 두드러져 하락했다.

일본 국채(JGB) 금리도 동반 약세를 나타냈지만, 10년물 JGB 금리는 이미 주요국 국채 중 가장 낮은 1.03%에 거래됐던 터라 더 하락할 수가 없었다.

이에 따라 미 국채와 JGB의 금리 스프레드가 축소됐고, 안전자산을 찾던 투자자들이 JGB를 선택하면서 엔화가 상승했다.

닉 베넨브뢰크 웰스파고 외환 전략가는 "뉴스 대부분이 예상 밖으로 부정적이고 채권 금리가 하락하는 날에 일본 국채 금리는 더 내려갈 공간이 없다"고 설명했다.

myt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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