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오진우 기자 = 달러-원 환율은 외국인 투자자들이 주식 순매도 규모를 키우고 글로벌 달러가 소폭 강세를 보인 데 따라 1,050원대 중반으로 상승했다.

23일 서울외환시장에서 달러화는 전일보다 4.70원 오른 1,056.1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캐나다에서 발생한 총격 사건 등에 따른 뉴욕 증시 부진에 이어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 투자자들이 1천600억원 이상을 순매도하는 등 위험투자 심리가 위축됐다.

미국 9월 소비자물가상승률(CPI)가 시장 예상치에 부합하면서 달러-엔 환율이 107엔대 초반을 회복하는 등 글로벌 달러가 강세를 보인 점도 달러화에 상승 압력을 가했다.

달러 강세에 따라 역외 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 참가자들도 매수 우위 흐름을 나타냈고, 외국인 주식 관련 역송금 수요도 유입됐다.

관심을 끌었던 중국의 10월 HSBC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50.4로 시장의 예상치를 소폭 웃돌았지만, 달러화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됐다. 외환당국 개입 경계심 등으로 거래 동인이 위축된 가운데 환시 거래량은 큰 폭으로 줄어들었다.

◇24일 전망

딜러들은 달러화가 1,053원에서 1,060원선 사이에서 움직일 것으로 내다봤다. 이들은 유로화 약세와 달러-엔 반등 등 달러 강세 조짐에 따른 달러화의 지지력이 유지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달러화 1,050원대 초반 당국의 개입 여파에 따른 경계심도 저점 매수 심리를 키우는 요인으로 꼽혔다.

이들은 하지만 달러 강세의 재개 여부가 여전히 불투명한 만큼 달러화의 상승 동력도 크지는 못할 것으로 내다봤다.

A시중은행의 한 딜러는 "역외 환율이 올라준다면 상승 시도가 한 번 더 나올 수 있지만, 네고 등 물량에 맞고 반락할 것"이라며 "당국의 개입에 따른 하락 시도도 여의치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B외국계은행의 한 딜러는 "우선은 달러 강세 조짐인 만큼 상승 움직임이 유지될 공산이 커 보인다"며 "하지만 CPI 결과에 따른 달러 강세가 얼마나 이어질 수 있을지는 의문이라서 다음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이전까지는 1,050원에서 1,060원선 사이 등락이 이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C외국계은행의 한 딜러는 "장초반 역외 매수가 있었지만, 전반적으로 움직임이 크지 않았다"며 "당국이 1,050원 방어 의지를 보인 만큼 달러 강세 조짐에 기댄 롱플레이가 나올 수 있지만, 달러-엔이 107엔선 위에서 추가로 오를 수 있을지는 불분명하다"고 말했다.

D외국계은행의 한 딜러는 "역외는 여전히 롱처분 움직임이 감지됐지만, 당국의 방어 등으로 하단도 다져진 상황"이라며 "달러가 반등하는 분위기라 달러화도 상승 가능성이 우위"라고 진단했다.

◇장중 동향

달러화는 증시 부진과 글로벌 달러 반등에 따른 역외 환율 상승을 반영해 전일보다 2.80원 오른 1,054.20원에 출발했다.

달러화는 이후 달러-엔이 107엔을 회복하는 오름세를 나타내고 증시 외국인 순매도도 확대되면서 소폭 상승폭을 확대했다.

당국 개입에 따른 경계심으로 은행권 참가자들도 롱플레이가 우위를 보인 가운데, 역송금 수요도 유입되면서 달러화는 1,056원대 종가를 형성했다.

이날 달러화는 1,054.10원에 저점을, 1,056.70원에 고점을 기록했다. 시장평균환율은 1,055.40원에 고시될 예정이다. 현물환 거래량은 한국자금중개와 서울외국환중개를 합쳐 63억8천800만달러로 집계됐다.

코스피지수는 전일 대비 0.27% 내린 1,931.65에 거래를 마감했다. 외국인 투자자는 코스피에서 1천680억원 어치 주식을 순매도했고, 코스닥에서는 20억원 어치 주식을 순매도했다.

한편, 서울환시 마감 무렵 달러-엔 환율은 107.25엔에, 엔-원 재정환율은 100엔당 984.80원을 나타냈다. 유로-달러 환율은 1.2647달러에 거래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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