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황병극 오진우 기자 =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의 한국수출입은행과 한국투자공사(KIC)에 대한 국정감사가 파행적으로 운영됐다.

기재위는 23일 저녁 6시30분 보충질의 시간에야 안홍철 KIC 사장을 비롯한 기관증인들을 '자진출석' 형태로 증인으로 출석시켜 국감을 재개했다.

이와 관련해 정희수 기재위원장은 "안홍철 외 4명의 증인에 대해 자진출석 증인요청서가 제출됐으며, 위원장과 여야 간사들이 이들의 자진출석을 허용하기로 합의했다"고 설명했다.

이런 결정은 안홍철 KIC 사장을 국감 증인으로 채택해야 한다는 여당의원들과 이에 반대하는 일부 야당의원들의 입장을 절충하는 타협안으로 나온 결과물이다.

그동안 안홍철 KIC 사장의 증인채택을 놓고 기재위 여야 간사인 강석훈 새누리당 의원과 윤호중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합의를 시도했으나, 여야 의원의 이견으로 뾰족한 타협점을 찾지 못했다. 이 때문에 지난 17일 증인출석 통보시한마저 놓쳤다.

이날 오전에도 여당은 KIC가 피감기관인 만큼 안홍철 사장도 기관증인으로 출석하는 게 당연하다고 주장했다. 반면 야당 일부 의원들은 기재위 차원에서 사퇴결의안까지 채택한 안홍철 사장으로부터 보고를 받을 수 없다고 맞섰다.

특히 김현미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지난 4월 9일 기재위에서 안홍철 사장은 직무수행이 어려워 빨리 사퇴하도록 합의했는데, 약속이 안 지켜지고 있다"며 "국감에 나오겠다는 것은 기재위 결정사항에 대한 도전"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아무 일 없었다는 듯 안 사장을 증인석에 앉히자는 것에 동의할 수 없다. 기관증인으로라도 오겠다면 자진출석도 표결을 거쳐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때문에 안홍철 사장을 비롯해 KIC 임직원들은 오전과 오후 수은에 대한 본질의가 진행되는 동안 국감장 밖에서 마냥 대기하는 홍역을 치렀다. 안 사장도 저녁 보충질의에 출석한 이후에도 "저 자신의 불찰로 기재위가 원만하게 진행되지 못한 점에 대해 사죄드린다"고 고개를 숙여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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