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한용 기자 = NH농협은행이 독자 카드 브랜드인 '채움카드' 영업과 관련해 딜레마에 직면해 있다.

카드 부문 분사에 대비해 출시한 독자 브랜드는 수익성이 떨어지고, 기존 비씨카드 망 이용 상품은 관리 미비로 회원 수와 이용액이 감소 추세이기 때문이다.







<자료: NH농협은행>



26일 업계에 따르면, 작년 말 현재 NH농협은행의 신용카드 회원 수는 701만명, 신용카드 이용액은 32조388억원이다.

자체 브랜드인 채움카드 회원 수는 327만6천명으로 46.7%, 이용액은 9조3천213억원으로 28.8%의 비중을 점한다. NH농협은행은 카드 부문 분사에 대비해 2009년 11월 채움카드를 출시한 후 공격적인 마케팅 활동을 펼쳤다.

문제는 채움카드가 아직 수익성을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농협은 채움카드 출시를 위해 과감한 투자를 단행했다. 대규모 자금을 투입해 독자망을 구축했고, 기존 70명 수준이던 카드 부문 직원을 300명 수준으로 늘렸다.

독자 브랜드 출시 후에는 주유와 충전 시 업계 최고 혜택을 내세운 '채움 모던 5'를 출시하는 등 마케팅과 브랜드 이미지 제고 작업에 적지 않은 비용을 쏟아부었다.

투입된 비용이 많은 만큼 수익성 확보는 쉽지 않았다. 업계에선 아직도 NH농협은행이 카드 부문에서 수익성을 확보하려면 적어도 수년이 소요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올 정도다.

또 다른 문제는 기존 비씨카드 브랜드 카드의 회원 수와 이용액이 급격히 줄고 있다는 점이다.

농협의 비씨카드 브랜드 카드 회원수와 이용액은 2010년 428만9천명, 24조5천544억원에서 2011년 373만7천명, 22조7천175만명으로 각각 줄었다.

채움카드 고객 확보를 위해 영업력을 집중하다 보니 비씨카드 브랜드 카드 영업을 소홀히 한 결과다. 비씨카드 망 카드는 가맹점 수는 물론 객단가 등 수익성 측면에서 채움카드에 앞선다.

업계 관계자는 "농협은 향후 카드부문 분사를 위한 독자 브랜드 영업 강화 필요성과 현 시점에서의 수익성 유지 필요성이 상충하는 딜레마를 안고 있다"며 "균형잡힌 시각을 견지하지 못한다면 농협은 단기적으로 카드 부문에서 집토끼와 산토끼를 모두 놓치는 결과에 직면할 것"이라고 말했다.

NH농협은행은 현재 카드부문 분사와 관련한 구체적인 계획은 없으며 독자 브랜드 카드는 당분간 안정적으로 시장에 진입해 지속 성장의 기반을 마련하는 데 역량을 집중할 것이라는 입장이다.

농협 관계자는 "독자망 구축은 고객의 니즈에 맞는 최적의 상품을 출시할 수 있는 기반을 갖추는 작업이었다는 측면에서 의미가 있고, 카드 분사는 신경분리 작업이 안착하고 나서 논의될 사안"이라며 "채움카드가 손익분기점을 맞추는 데 오랜 시간이 필요하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hy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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