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윤영숙 기자 = 이번 주(3월26일~30일) 글로벌 달러의 운명은 줄줄이 발표될 미국 주요 지표에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3월 열린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이후 3차 양적완화정책(OE3)에 대한 기대가 희석되면서 시장의 관심은 연방준비제도(Fed.연준) 당국자들의 발언과 이들의 판단에 근거가 되는 미국 경제 지표에 주목하는 모습이다.

지난 23일(미국시간) 벤 버냉키 연준 의장은 대학 특강에서 "소비자들의 소비가 아직 회복되지 않았다"라며 "위기 이전과 비교하면 여전히 현저하게 미약하다"고 분석했다.

같은 날 발표된 미국의 2월 신규주택판매도 전월대비 1.6% 줄어든 31만3천채를 나타내 2011년 10월이래 최저치를 보여다.

이번 주 발표될 지표가 만약 지난주처럼 실망스럽다면 글로벌 달러는 하락 압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당장 26일에는 펜딩 주택판매 자료가 발표되며 27일에는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케이스-실러 주택가격지수, 소비자신뢰지수가, 28일에는 내구재수주, 29일에는 작년 4분기 국내총생산(GDP) 확정치, 30일에는 미시간대 소비자태도지수가 각각 발표된다.

뉴욕멜론은행의 마이클 울포크 외환 전략가는 "투자자들이 긍정적 지표만 선별적으로 받아들이고, 부정적 지표는 경시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울포크는 미국 경제의 회복력에 대해 "여전히 활발한 논의가 진행 중"이지만, "달러의 최근 랠리가 계속 이어질 것이라는 신호들도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시장 참가자들은 이보다 더 분명한 Fed 당국자들의 발언에서 그 신호들을 찾을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주 찰스 에번스 시카고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Fed가 추가 경기 부양책을 취해야 한다고 주장한 반면, 제임스 불라드 세인트루이스 연은 총재는 미국 경제가 계속해서 개선된다면 오는 2014년 말 이전에 기준금리가 인상될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이는 여전히 연준 내에서도 미국의 추가 부양책에 대한 의견이 극명히 갈리고 있음을 시사한다.

이번 주 버냉키 연준 총재는 두 번의 조지 워싱턴대학 강연을 포함해 세 번의 연설이 예정돼 있다.

불라드 세인트루이스 연은 총재와 래프리 래커 리치몬드 연은 총재, 데니스 록하트 애틀랜타 연은 총재의 연설도 주목할 부문이다.

지난 3월 FOMC 결정에 반대표를 던졌던 래커 총재는 Fed가 내년에 금리를 인상해야 한다고 주장했으며, 불라드 총재와 록하트 총재도 최근 추가 부양책에 반대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이번 주 글로벌 외환시장은 미국 상황 뿐만 아니라 유럽 상황도 계속 주시해야 할 것으로 예상된다.

유럽의 경기 가늠자인 독일의 실업 및 소매판매 지표, 이탈리아와 스페인의 국채 입찰, 유로그룹 및 유럽연합(EU) 재무장관회의 등이 줄줄이 예정돼 있기 때문이다.

최근 스페인과 이탈리아의 국채 금리가 다시 오름세를 보이면서 유로존 주변국의 우려가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바클레이즈의 애널리스트들은 이들 국채 금리가 다시 타격을 받을 어떤 신호라도 감지된다면 유로는 하락 압력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의 경기 둔화 우려도 계속 주시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메릴린치의 애널리스트들은 이번 주 중국과 미국의 경지 지표, 스페인 상황, 유가 등이 서로 혼재돼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했다.

스탠다드차타드(SC)의 토드 맥도날드 외환 거래 헤드는 "스페인과 중국 상황을 주시할 것"이라며 특히 "달러는 국채와 지표에서 (투자의) 실마리를 찾을 것"이라고 귀띔했다.

ysyoon@yna.co.kr

(끝)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