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최욱 기자 =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단통법) 시행 이후 삼성전자의 해외판 '갤럭시 시리즈'가 때아닌 특수를 누리고 있다.

이른바 '호갱님(호구+고객)'이 되길 거부하는 소비자들이 구매대행업체 등을 통해 수출된 제품을 대거 구입하고 있어서다.

2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현재 오픈마켓에서 해외 구매대행으로 가장 많이 팔리고 있는 휴대전화는 삼성전자의 갤럭시J다.

갤럭시J는 국내에는 공개되지 않은 제품으로 삼성이 일본과 대만에서 출시한 전략 스마트폰이다. 크기나 디자인은 갤럭시S4를 닮았지만 하드웨어는 갤럭시노트3와 유사하다.

일본 내수용으로 출시된 갤럭시노트3도 해외 직접구매(직구) 시장에서 새로운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국내 제조사가 만들었더라도 해외판 모델은 국내용과 달리 소프트웨어나 기능에서 어느 정도 제약을 받을 수밖에 없다. 게다가 AS도 제조사가 아닌 구매대행업체를 통해서 받아야 한다.

이런 불편함에도 해외에 수출한 제품을 역수입하는 진풍경이 벌어지는 것은 단통법 시행 이후 합리적인 소비를 추구하는 사람들이 늘었기 때문이다.

갤럭시J는 G마켓에서 38만5천원에 팔리고 있다. 일본판 갤럭시노트3도 48만원이면 구입이 가능하다. 국내에서 갤럭시노트3의 지원금 포함 실구매가격이 60만원 전후인 점을 감안하면 매력적인 가격이다.

실제로 전자기기 구매대행업체 바이블의 경우 단통법 시행 이전에는 스마트폰 구매대행 건수가 한달에 1천건 정도였지만 법 시행 이후 두 배 이상 늘었다.

오픈마켓과 자체 사이트를 통해 구매대행을 하고 있는 리퍼비쉬팩토리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구매대행 건수는 16건에 그쳤지만 이달 들어 일주일 만에 300건을 돌파했다.

현재 오픈마켓에서 판매 상위권에 올라 있는 해외 스마트폰들은 대부분 20~30만원대에 팔리고 있다.

샤오미 홍미 노트LTE(25만170원), 소니 엑스페리아 Z3 콤팩트(59만9천원), 블랙베리 Q10(30만5천650원) 등 선택할 수 있는 기종도 다양하다.

한편, 그동안 샤오미 스마트폰의 공동구매를 진행해왔던 전국통신소비자협동조합은 단통법 대책으로 단말기 렌탈 서비스도 준비하고 있다. 서비스 출시를 위해 국내 제조사뿐만 아니라 해외 제조사와도 협의를 할 계획이다.

이용구 전국통신소비자협동조합 이사는 "현재 출고가의 반값이면 소비자가 2년 이상 단말기를 임대해 사용할 수 있다"며 "이를 통해 통신비 부담을 대폭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wcho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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