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지서 기자 = KDB대우증권과 우리투자증권의 수장 교체 행보는 사뭇 달랐다.

증권업계의 명실상부한 톱2 증권사는 하루 차이로 상반된 사장 선임 결과를 발표했다. 우리투자증권은 재빨랐고, 대우증권은 더뎠다.

3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대우증권은 신임 사장 선임 절차를 한 달 가량 연기하기로 했다.

당초 이날은 대우증권이 신임 사장 단독후보 선정을 위한 이사회가 예정됐지만, 이사회에 관련 안건은 상정돼지 않았다.

그간 대우증권은 이영창 전 부사장과 황준호, 홍성국 부사장을 최종 사장 후보자로 선정하고 관련 선임절차를 진행해왔다.

하지만, 산은지주에서 최종 1명의 후보를 선택하지 못하면서 사상 첫 공채 출신 사장 탄생은 무산됐다.

이사회가 연기되며 기존 11월 14일로 예정됐던 사장 선임 임시 주주총회도 오는 12월 중순으로 밀렸다. 신임 사장의 연내 선임조차 불투명해졌다.

결국 대우증권은 수장 자리를 4개월이나 비우는 경영공백이 불가피하게 된 셈이다.

반면 우리투자증권은 NH농협증권과의 합병을 두 달이나 남겨놓고 통합 증권사의 수장을 선정하는 발빠름을 보였다.

전일 농협중앙회는 NH농협증권과 우리투자증권의 통합 증권사인 'NH투자증권' 초대 사장으로 김원규 우리투자증권 대표를 선정했다.

오는 12월 31일 출범하는 NH투자증권은 총자산 42조원으로 명실상부한 증권업계 1위로 발돋움하게 됐다. 그간 1위 명성을 지켜온 대우증권은 총 자산 28조원으로 NH투자증권과의 간극이 더 벌어지게 됐다.

하루 차이에 벌어진 상반된 결과를 두고 업계는 달라지는 '대우 vs 우투' 구도를 예의주시하는 모습이다.

A 증권사 관계자는 "대우와 우투는 증권업계 양대산맥으로 그간 자산과 실적, 비즈니스 등 다양한 부분에서 비교됐는데 이번 사장 선임은 확실히 상반된 모습을 보였다"며 "양 사 모두 합병 이슈를 눈앞에 둔 곳인데 조직 안정을 내세운 우투의 선택이 남달랐던 것 같다"고 말했다.

B 증권사 관계자는 "대우증권에 정부 지분이 있다고 하지만 농협금융 계열사가 된 우투 역시 조건은 마찬가지"라며 "결국 조직을 배려하는 윗선의 행보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주는 사례"라고 해석했다.

jsje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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