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지서 기자 = 비슷한 시기 주주환원 정책을 발표한 삼성 그룹주와 현대차 그룹주의 주가 희비가 극명하게 엇갈렸다.

31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삼성전자는 전날보다 6만3천원(5.33%) 급등한 124만4천원에 마감했다. 삼성전자 우선주도 5.24% 오른 98만5천원을 기록했다.

이날 삼성그룹 핵심 계열사들은 대다수 급등했다.

삼성물산(5.09%)과 삼성생명(4.48%), 삼성SDI(4.13%), 삼성전기(3.62%), 그리고 삼성전기우선주(5.48%), 삼성물산우선주(3.96%) 등 대다수 그룹주가 상승했다.

특히 삼성전자는 외국인의 저가 매수세가 집중되며 사흘째 상승, 이 기간 보통주와 우선주 모두 각각 15% 안팎의 주가를 회복했다.

증시 전문가들은 삼성 그룹주의 강세가 최근 발표한 삼성전자 주주환원 정책에 대한 기대 때문으로 분석한다.

A 자산운용사 펀드매니저는 "3분기 실적 콘퍼런스콜에서 조만간 주주환원 정책을 발표하겠다고 언급한 것이 배당 확대와 자사주 매입 등에 대한 기대로 이어졌다"며 "이미 실적 부진은 주가에 반영된데다, 실적과 주가가 모두 바닥을 찍었다는 점에서 외국인을 중심으로 수급이 개선된 것"이라고 말했다.

이 매니저는 "특히 주주환원에 대한 시장 참가자들의 기대가 큰 상황"이라며 "오너 일가의 지배구조 개편 이슈와 맞물려 배당 규모도 기대 이상의 수준이 발표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앞서 주주환원 정책을 언급한 현대차그룹의 주가는 삼성 그룹주와 반대 행보를 나타내고 있다.

이날 현대차 그룹주는 일제히 하락했다.

현대차와 기아차, 현대모비스는 1% 안팎으로 내렸고, 현대하이스코는 8% 넘게 급락했다.

특히 현대차는 한전부지 매입을 결정한 지난 9월 말 이후 이렇다 할 주가 반등 모멘텀을 찾지 못하고 있다.

B 자산운용사 리서치팀장은 "현대차 역시 주주환원을 위한 배당성향 개선 등을 언급했지만 대규모 유보금을 한전부지 매입에 사용한다는 결정 탓에 그 효과가 반감되고 있다"며 "앞으로 최소 7년 이상 20조원의 자본 지출이 예상된다는 점이 시장 참가자들에게 부담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 팀장은 "기업의 유동성이 주주환원 정책이나 기술개발이 아닌 감정가를 크게 초과한 토지 매입금으로 사용된다는 게 이미 실망을 준 상황"이라며 "어닝서프라이즈 이외의 주가 반등 모멘텀을 찾기 힘들다"고 덧붙였다.

jsjeong@yna.co.kr

(끝)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