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모희망가 4만5천~5만3천원

EV/EBITDA 평가법 적용…평가 대상 기업만 19개 달해

공모규모는 삼성생명ㆍ한화생명 이후 역대 세번째



(서울=연합인포맥스) 한재영 기자 = 증시 상장을 앞둔 제일모직(옛 삼성에버랜드)의 공모 규모가 1조5천억원을 넘어서 역대 세 번째가 될 것으로 보인다.

제일모직은 31일 공모 희망가액을 4만5천~5만3천원으로 확정했다는 내용 등을 담은 증권신고서를 금융감독원에 제출했다.

상장 대표주관사인 KDB대우증권과 공동주관사인 우리투자증권, 씨티글로벌마켓증권, JP모간 등 주관사단은 기업가치(EV)/영업활동으로 얻은 이익(EBITDA) 평가방법을 통해 공모희망가를 산출했다.

아울러 제일모직이 패션사업부와 건설사업부, 레저사업부, 급식·식자재 유통사업(삼성웰스토리) 등 네 개 사업을 영위하고 있는 점을 감안해 'Sum of Parts Valuation' 방법을 적용했다.

이 방법은 각 사업부별로 나눠 밸류에이션을 측정한 후, 이를 모두 합해 전체 기업 가치를 산정하는 방법이다. 통상 사업부문이 여러개로 나뉘어 있는 기업 가치를 산출할 때 쓰인다.

주가수익비율(PER)와 주가순자산비율(PBR) 등의 방식의 평가 방식은 제일모직이 다양한 사업부문을 영위하는 점을 고려해 적용하지 않았다.

주관사단은 제일모직 패션사업의 가치 평가 대상 기업으로 LF와 한섬, 한세실업, 영원무역, 휠라코리아를 선정했고 건설사업은 대림산업과 대우건설, 현대산업개발, 한라, 금호산업, 계룡건설, KCC건설, 서희건설을 잡았다.

급식·식자재 유통사업은 현대그린푸드와 신세계푸드, CJ프레시웨이를 선정했고 레저사업은 영국의 머린그룹(Merlin Entertainments Group)과 식스플래그(Six Flags), 도교 디즈니랜드 운영업체인 오리엔탈랜드(Oriental Land)를 각각 선정했다.

이들 기업을 대상으로 EV/EBITDA를 구한 결과, 패션사업은 12.4배, 건설사업은 13.0배, 레저사업은 17.1배, 급식·식자재 유통사업은 15.2배로 산출됐다.

이와 함께 비영업가치와 차입금 등을 모두 반영해 구한 제일모직의 기업가치 평가 총액은 7조3천286억원이다.

여기에 할인율 2.37~17.10%를 적용해 할인 후 시가총액을 구했고 이를 발행 주식수로 나눠 공모가 밴드를 산출했다.

제일모직은 이렇게 구한 희망 공모 밴드를 바탕으로 오는 12월 10~11일 기관과 일반 청약자를 대상으로 청약을 실시한다.

신주(1천만주)와 구주(1천874만9천950주)를 합한 전체 공모물량 2천874만9천950주 중 20%는 우리사주조합에 우선 배정된다.

나머지는 일반 투자자(20%), 기관투자자(50%), 고위험고수익투자신탁(10%)에 각각 배정된다.

대표주관사인 대우증권에는 신주 발행분 중 23.5%가 배정됐고 공동주관사인 우리투자증권과 씨티, JP모간에는 각각 19%씩이 배정됐다.

계열 증권사인 삼성증권에는 15%가 배정됐고 신한금융투자와 하나대투증권, KB투자증권에는 각각 1.5%씩이 배정됐다.

이 비율은 구주매출 물량에도 똑같이 적용된다.

구주매출에는 삼성SDI(4%·500만주)와 삼성카드(5%·624만9천950만주), KCC(6%·750만주)가 참여하는 것으로 확정됐다.

삼성카드가 보유하고 있던 제일모직 지분을 모두 털어내면서 제일모직→삼성생명→삼성전자→삼성카드→제일모직으로 이어지는 순환 출자 구조가 해소된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25.10%)과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8.37%), 이서현 제일모직 사장(8.37%) 등 총수 일가는 구주매출에 참여하지 않는다.

구주매출에 참여하지 않지만 신주 발행 물량을 고려하면 오너가의 지분율은 희석돼 소폭 하락한다.

한편 제일모직이 제시한 희망공모가액 최상단인 5만3천원을 적용해 산출한 예상 공모 총액은 1조5천억원 수준이다.

이는 공모희망가액 최상단을 19만원으로 제시한 삼성SDS의 예상 공모 총액 1조2천억원을 넘어서는 것으로 올해 최대 규모다.

아울러 지난 2010년 삼성생명(4조9천억원)과 한화생명(당시 대한생명·1조8천억원)에 이은 역대 세 번째로 큰 규모다.

jyhan@yna.co.kr

(끝)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