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우리나라 경제가 앞으로 더 어려워질 것 같다. 정부와 여당이재정 및 통화 정책의 총동원령을 내렸지만 회복 탄력성이 크지 않은 듯 하다. 달러-엔 환율이 112엔까지 치솟았고 엔-원 재정환율이 950원선 아래로내려서면서 수출 주도형인 우리 경제가 좀처럼 출구를 찾지 못하고 있다.

우리 경제의 민낯이 드러나는 진실의 순간이 다가오고 있다. 위기 극복을 위해서무엇(what)을 어떻게(how)해야 하는지에 대한 백가쟁명식 진단만 잇따르고 있다. 왜(why) 이런 위기를 맞았는지에 대한성찰은 찾아보기 힘들다.

전문가들은 우리나라 경제의 근본적인 문제를 왜(why)는 없고 무엇(what)과 어떻게(how)만 남은 현재의 풍토에서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 애플은 밤새 줄 서는 데 갤럭시는...

'애플 아이폰 ' 시리즈가나올 때마다 전 세계 사용자들은 밤을 새워 줄을 선다. 국내의 일부 '얼리 어답터'는공식 출범 전까지몇달을 기다리지 못해 해외 직구에 나서는 등 숭배에 가까운 조급증을 드러낼 정도다. 한 때 혁신의 아이콘 같았던 삼성전자의 갤럭시는 최근 뒷심이 떨어지는 모습이다. 삼성은 개선된 카메라 화소 등 기능을 설명하는 데 너무 많은 공을 들이고 있다. 왜 아이폰시리즈 대신 삼성전자 갤럭시를 사야 하는 지에 대해서는 명확한 컨셉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다.

일부 마케팅 전문가들은 삼성의 고전은 이미 예견된 것이라고 진단하고 있다. 애플은 스마트폰이라는 장르를 개척하면서 얼리어답터를 충성 고객으로 확보한 반면 삼성은 '패스트 폴로어(fast follower) 전략'을 벗어나지 못했기 때문이다. 삼성은 중국 샤오미의 패스트 폴로어 정책에 부메랑을 맞으면서실적 부진 등 위기를 맞고 있다.

◇ 초이노믹스도 무엇만 남나

최경환 경제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취임 이후 뚝심있게 추진하고 있는 확장적 경제정책도 비슷한맥락이다. 일본의 아베노믹스를 벤치 마킹한 이른바 초이노믹스도 패스트 폴로어라는 인상이 짙다. 각종 경제정책의 성찬도 무엇만 가득하다. 최부총리는물가 상승률을 감안하지 않은 경상성장률이 6%는 돼야 한다며 재정을 과감하게 풀겠다고 공언하고있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도 기준금리를 연 2%까지 끌어내리면서 최부총리의 확장적 경제정책을 뒷받침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잠재성장률이 왜 3%대 후반으로 떨어졌는지에 대한 성찰을 찾아보기는 힘들다. 가계의 소득은 제자리 걸음만 거듭하고 있다. 인구 고령화에다 저출산까지 겹쳐 가계가 내수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갈 수록 줄어들고 있다. 기업들은 천문학적인 돈을 쌓아 놓고도 투자에 나서지 못하고 있다. 투자에 대한 성공을 확신할 수 없기 때문이다.

가계와 기업이 내수에 기여하는 몫이 너무 빠른 속도로 줄고 있어 좀처럼 성장 잠재력을 회복하기 어렵다는 게 경제전문가들의 한결같은 진단이다.왜 이런 악순환의 고리가 고착화되는지 왜 일본은 잃어버린 20년에 고통받았는지 좀 더 진지하게 고민해야 할 타이밍이다. 이미 우리나라의 경제는 경상성장률을 반짝 올린다고 해결될 처지가 아닌 듯 하다. 복지 확대 등을 통해 가계 소득이 획기적으로 늘지 않고서는백약이 무효인 듯 하다.

(정책금융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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