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윤구 기자 = 신세계그룹이 야심 차게 출범했던 편의점 위드미의 올해 출점 1천개 목표에 빨간불이 켜졌다.

로열티, 중도해지 위약금, 24시간 영업을 없앤 '3무(無) 원칙'을 내세우며 기존 편의점에서 갈아타는 수요가 높을 것으로 예상했지만, 전환 사례가 미미하기 때문이다.

7일 신세계그룹에 따르면 전일 기준 위드미 편의점 수는 315개이다. 이는 지난 7월 공식출범 했을 당시 137개보다 178개 늘어난 수준이다.

신세계그룹은 이 가운데 약 30개 점포가 경쟁업체에서 넘어온 것으로 집계하고 있다.

CU와 GS25, 세븐일레븐은 가맹점주가 위드미로 옮긴 사례는 거의 없다고 설명한다. 이는 기존 편의점업체와의 계약 종료 후 위드미로 바꾼 경우 등은 집계에서 제외했기 때문에 차이가 발생했다.

신세계는 지난달 신규 점포가 100개를 넘어서는 등 출점에 속도가 붙는 만큼 올해 1천개 목표를 수정하지는 않았다. 200~300명의 편의점 계약 대기자들이 있어 연말로 갈수록 출점 수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대기 점포수를 합쳐도 연말까지 최대 700개 정도밖에 되지 않아 목표인 1천개에 미달하는 수준이다.

애초 신세계가 3무 원칙을 내세워 편의점 사업에 뛰어들었을 때만 해도 경쟁업체는 기존 가맹점주 이탈을 우려했다. 특히 매출 이익에 연동해 늘어나는 별도의 로열티 대신 매달 일정 수준의 정액 회비만 받는 것은 파격적인 조건으로 업계에 다가왔다.

경쟁업체들은 상권이 좋은 점포에 인센티브를 주고 가맹점주와의 상생방안을 발표하는 등 방어에 나섰다.

이러한 전략을 통해 9월 말 기준 CU와 GS25의 편의점 수는 각각 8천251개, 8천174개로 작년 말보다 각각 305개와 400개 늘었다. 다만 세븐일레븐 점포 수는 16개 줄어든 7천76개였다.

편의점업계 관계자는 "기존 편의점업체들은 안정적인 물류·전산시스템 등을 갖추고 있어 가맹점주 입장에서 관리가 쉬운 부분이 있다"며 "위드미의 시스템은 아직 검증이 안 돼 가맹점주들이 선뜻 바꾸지 못 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신세계는 위드미로 전환하는 점포가 예상보다 많지 않자 무리한 외형확대보다는 수익성에 중점을 두기로 방향을 바꿨다.

독립형 편의점을 운영하던 영세사업자들이 주로 위드미에서 신규 가맹점주로 시작하는 만큼 이들의 수익을 올리는 방안을 고심하고 있다.

신세계그룹 관계자는 "편의점 위드미 사업을 시작하면서 중점으로 둔 게 가맹점주와의 상생"이라며 "가맹점주가 고수익을 올려 소문이 나면 자연스레 신규 점포도 늘어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수도권에 이어 경상도와 전라도 쪽에서도 신규 점포가 조금씩 증가하고 있다"며 "수익성이 좋은 점포를 개발해 가맹점주가 이익을 많이 가져가게 하는 것이 목표"라고 덧붙였다.

yglee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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