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고유권 기자 = '강남부자'로 대변되는 거액자산가들의 관심을 한몸에 받았던 한국장학재단의 삼성에버랜드 지분 매각이 정작 본입찰 흥행에는 실패했다.

27일 매각 주관사인 동양증권 등에 따르면 전일 실시된 매각 본입찰에 매각 대상 물량 10만6천149주(지분율 4.25%) 가운데 절반 정도인 5만주 안팎만 청약됐다.

이달 9일 실시된 예비입찰에서는 증권사의 신탁계정과 자산운용사의 사모펀드들이 매각 물량에 근접하는 수준의 인수의향서(LOI)를 내면서 매각 성사 가능성이 컸다.

그러나 막상 뚜껑을 열어 보니 실제 에버랜드 지분을 사겠다는 투자자는 많지 않았다.

삼성그룹이 "에버랜드의 상장 계획이 없다"고 쐐기를 박은데다, 배당을 통한 투자이익 기대할 수 없다는 현실론이 거액자산가들의 마음을 돌려놨다는 게 증권업계의 전언이다.

실제 거액자산가들을 상대로 적극적으로 자금모집에 나섰던 일부 증권사는 본입찰을 앞두고 막판에 자금을 모으는 데 실패하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장학재단과 동양증권은 본입찰 결과를 토대로 앞으로 매각 방향을 이날 오전 중으로 결정해 공식입장을 발표할 예정이다.

일각에서는 청약에 응한 물량만을 대상으로 '쪼개 팔기'에 나설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나, 잔여 지분에 대한 추가 매각시 투자 매력을 낮출 수 있다는 이유에서 매각 자체를 무기한 연기할 가능성도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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