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곽세연 기자 = 국내 주식시장에서 삼성전자의 독주 속에 비(非)삼성전자의 소외감이 더 커지고 있다. 삼성전자 주가만 가다보니 코스피지수는 횡보세고, 삼성전자 대 非삼성전자 구도는 고착되고 있다.

27일 동양증권에 따르면 시가총액 기준으로 2월 초 이후 삼성전자는 무려 18%가 증가했지만, 삼성전자를 제외한 유가증권 시장의 시가총액은 1% 증가하는데 그쳤다.

삼성전자를 어느 정도 보유하고 있는가에 따라 철저히 희비가 엇갈릴 수 밖에 없다. 삼성전자의 보유 비중이 많지 않다면 코스피 시가총액 증가율 3.7%보다 낮은 수익률을 기록해 시장에서 소외됐다는 느낌을 지우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재만 연구원은 "이는 중국 모멘텀이 기대만큼 강하지 못했고 국제 유가 상승으로 기업 비용 증가 우려가 부각됐기 때문"이라며 "엔-원 환율이 가파른 하락세를 보인 것도 한 이유"라고 설명햇다.

당초 중국발 수요 모멘텀이 기대됐지만, 중국의 예상치 못한 경제성장률 목표치 하향 조정, 신중한 통화정책 기조 유지, 기대를 모았던 전인대가 별다른 이벤트 없이 마무리되면서 중국이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

최근 수출경기 위축, 제조업 체감경기 악화 등은 중국 경제 경착륙 우려마저 자아내고 있다. 2012년 중국 경제성장률은 연초 8.5%에서 현재 8.3%로 하향 조정됐다.

국내 증시에는 화학과 기계, 철강 등 중국 경기에 민감한 주식이 많다.

또 국제 유가 상승 과정에서 서부텍사스원유(WTI)보다 두바이 가격 상승이 상대적으로 가파르게 진행되면서 상대적으로 아시아 기업들의 수익성 악화 우려가 강하게 부각됐다.

국내 기업의 수출 가격 경쟁력과 밀접한 엔-원 환율이 가파르게 하락하면서 일본과 치열한 수출 경쟁을 펼치고 있는 화학, 자동차, 철강, IT 등과 같은 기업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가능성이 높아져 비삼성전자 주식의 상대적 부진이 나타났다.

이 연구원은 "삼성전자는 이런 악재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롭다"며 "글로벌 휴대전화, 반도체칩 시장에서 이미 절대적으로 높은 시장점유율을 유지하고 있어 글로벌 시장에서 물량(Q) 승부가 가능하기 때문에 경기가 침체되지 않는 이상 가격(P) 경쟁력 악화도 크게 개의치 않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삼성전자와 非삼성전자를 구분했던 세 가지 악재는 완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미국의 양적완화정책 실행 가능성이 남아 있다는 점에서 경기모멘텀 둔화에도 중국의 통화정책이 빠르게 확장기조로 전환되기는 어렵고, 중국 경기선행지수도 경기침체 국면을 제외하고 가장 낮은 수준에서 하락세가 다소 주춤한 모습을 보인다.

OPEC의 원유 공급이 증가하고 원유 시추수가 늘어나 국제 유가 상승세가 주춤해질 가능성이 있고, 미국과 일본의 금기차가 축소되면서 엔화약세도 진정될 기미를 보인다는 게 그의 판단이다.

이 연구원은 "세 악재 완화에 힘입어 코스피는 횡보 이후 재차 상승 전환할 가능성이 높다"며 "삼성전자만 가는 증시가 아닌 삼성전자와 함께 갈 수 있는 증시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ksye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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