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한창헌 기자 = 27일 서울채권시장은 벤 버냉키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의 비둘기파적 발언으로 추가 강세 압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전날 국고채 3년물 지표금리는 전일보다 2bp 내린 연 3.62%에, 5년물 금리는 4bp 낮은 3.78%에 각각 마감했다.

최근 단기 급등에 따른 반발 매수세가 유입되고 있다. 특히 중장기물에 대한 저가매수가 활발한 분위기다.

버냉키 의장의 3차 양적완화 가능성을 시사하는 발언은 채권 매수를 자극하는 요인이다.

그러나 장중 주가 상승 강도가 세질 경우 금리 하락폭은 제한될 것으로 보인다. 간간이 저가 매수세가 유입되고 있지만, 수급 상황은 여전히 좋지 않아 뜻밖의 금리상승 시도가 나타날 가능성도 있다.

현물시장에서 외국인 매수세가 약해졌다는 점이 특히 부담 요인이다. 전날 외국인은 장외시장에서 원화채권 63억원을 순매도했다. 통안채는 567억원 순매수했지만, 국고채는 625억원 순매도했다.

▲버냉키 3차 양적완화 가능성 시사했나 = 버냉키 연준 의장은 미국이 최근 3개월간 강한 고용회복세를 보였지만 고용시장은 여전히 취약한 수준이라고 26일(현지시간) 평가했다.

버냉키 의장은 이날 전미 실물경제협회(NABE) 연례 콘퍼런스에서 이같이 말하고 "고용 회복세가 이어지려면 소비와 기업 분야에서 더 강한 수요가 필요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연준이 지금 취하고 있는 초저금리 정책 등이 성장을 회복시키는데 도움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근로자 수와 근로시간은 위기 전보다 여전히 낮은 수준에 머물고 있으므로 노동시장이 아직 치유된 것으로 볼 수 없다면서 "노동시장의 최근 개선 속도가 지속할지를 확신할 수 없다"고 말했다.

버냉키 의장의 이런 발언에 대해 시장의 평가는 엇갈리고 있다. 단순히 2014년까지 초저금리 정책을 유지하겠다는 기존의 입장을 선언한 것이라는 의견이 있는 반면에 3차 양적완화 조치 가능성을 시사한 것이라는 해석도 있다.

▲美 금리 소폭상승..주가는 급등 = 뉴욕증시는 벤 버냉키 연방준비제도 의장이 느슨한 통화 정책을 유지할 것임을 시사한 데 힘입어 급등했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대비 160.90포인트(1.23%) 급등한 13,241.63에 거래를 마쳤다.

버냉키 의장의 발언은 Fed가 추가 양적 완화를 내놓을 수 있다는 시각에 힘을 실었다.

독일이 처음으로 구제기금을 증액하는 방안을 지지할 뜻을 밝힌 것도 호재였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한시적 기구인 유럽재정안정기금(EFSF)과 이를 대체할 상설 기구인 유로안정화기구(ESM)를 당분간 병행 운영하고 나서 종국적으로는 EFSF를 없애는 안을 선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독일은 그동안 구제기금 증액을 가장 완강하게 반대했다. 독일의 선회로 오는 30~31일에 열리는 유럽연합(EU) 재무장관회의에서 구제금융 증액 합의가 무난히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미 국채금리는 버냉키 의장의 비둘기파적 발언에도 주가 급등 영향으로 소폭 상승했다. 10년만기 국채금리는 1bp 오른 연 2.251%를 기록했다.

chh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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