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최욱 기자 = SK플래닛이 글로벌 시장 공략을 위해 설립한 해외법인들의 적자가 올해도 이어지고 있다.

디지털 콘텐츠 유통과 커머스 분야에서 해외 진출을 본격화한 지 3년째에 접어들고 있지만 SK플래닛은 마땅한 수익원조차 발굴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1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SK플래닛은 올해 3분기까지 누적 매출 1조918억원과 당기순이익 203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1.6% 늘었고, 순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10분의 1 수준으로 급감했다. 지난해 3분기 누적 순이익은 1천982억원에 달했다.

회사 관계자는 "지난해에는 로엔엔터테인먼트 지분 매각 대금이 들어오면서 일시적으로 순이익이 급증한 것"이라며 "매각 대금을 제외하면 올해 순이익이 오히려 늘었다고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SK플래닛은 지난해 로엔엔터테인먼트의 지분 52.6%를 스타 인베스트 홀딩스 리미티드(SIH)에 넘기면서 2천214억원의 매각 차익을 얻었다.

하지만 절대적인 기준으로 보더라도 올해 3분기까지의 실적이 만족스러운 수준은 아니다. 영업이익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매출액 대비 순이익률이 1.9%에 그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공시 대상에 포함된 해외법인들의 적자는 해가 거듭될수록 줄어들기는커녕 오히려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올해 3분기 말 기준 SK플래닛의 해외법인(합작법인 포함)은 모두 6곳으로 파악된다. 이 가운데 4곳이 지난해 적자를 봤다.

문제는 올해 들어서도 현지법인의 적자 행진이 멈추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일본에서 모바일 상품권 '코토코'를 출시한 SK플래닛 재팬은 3분기까지 지난해 연간 순손실(16억원)보다 더 많은 21억원의 적자를 냈다.

싱가포르 법인 SK플래닛 글로벌 PTE와 현지법인의 지주회사 역할을 하고 있는 SKP 글로벌 홀딩스 역시 3분기 누적 순순실이 각각 7천200만원과 25억원에 이른다.

SK플래닛은 국내에서 11번가, 멜론, 기프티콘, 시럽 등을 운영한 노하우를 바탕으로 현지에 특화된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내놓고 있다고 밝혔지만 실질적으로 성과를 낸 글로벌 사업이 아직까지는 전무하다.

합작회사(지분율 49%)란 이유로 실적 공시 대상에서는 빠졌지만 인도네시아 법인(PT 멜론 인도네시아) 등 일부 해외법인은 수년째 적자 수렁에 빠져 있어 해외사업 부진이 장기화될 조짐마저 보이고 있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모회사 SK텔레콤이 2016년 말까지 SK플래닛의 기업가치를 5조원으로 끌어올리겠다고 공언했지만 지금 같은 실적으로는 달성이 쉽지 않아 보인다"며 "지난 9월 인수한 미국의 모바일 커머스 플랫폼 업체 '샵킥'의 실적이 향후 해외사업의 성과에 중요한 변수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wcho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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