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2015년 국제금융시장의 키워드는 다이버전스(divergence.양극화)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나라마다 처한 경제상황이 다르다 보니 성장률도, 경제정책도 극과 극을 달릴 것으로 보인다. 예컨대 경제위기에서 벗어나 고성장 국면을 달리는 미국은 돈줄 죄기를 강화할 것이지만 경제침체가 예상되는 유럽과 일본은 돈풀기 작업을 진행할 것으로 전망된다.

신흥국 중에서도 뚜렷한 경기둔화를 겪는 중국은 금리를 내려 부양기조에 들어설 것이지만, 러시아와 브라질 등 자금 유출을 걱정하는 나라는 금리를 올려 대응할 것으로 예상된다. 날씨에 비유하면 비바람이 몰아치는 곳도 있고 따뜻한 햇살이 쬐는 곳도 있다는 얘기다. 때로는 변화무쌍한 일기의 변화도 예상된다. 시장의 변동성이 어느 때보다 커질 것이라는 뜻이다.

국제금융센터와 대외경제정책연구원 등 국내 연구기관들이 보는 내년도 세계경제 전망은 대동소이하다. 미국 경제가 가장 주목 받을 것이고, 그에 따라 달러표시 자산들도 주목을 받을 것이다. 전 세계에 풀려 있는 유동성은 미국으로 향할 것이다. 미국 정책당국은 내년 중반께 금리를 올려 달러유동성을 흡수하게 될 것이다. 그 과정에서 당연히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커질 것이고, 경제펀더멘털이 좋지 않은 신흥국은 위기에 빠질 수 있다

유럽과 일본은 경기침체에서 벗어나려고 발버둥을 칠 것이다. 일본은 소비세 인상 이후 침체에 빠진 경기 되살리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돈을 더 풀고 2차 소비세 인상은 미뤄 불씨를 살리려 노력하고 있다. 내년에도 이러한 정책기조가 연장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일본의 경기회복은 쉽지 않은 작업이 될 것이다.

'일본형 장기불황'을 겪을 것으로 우려되는 유럽은 돈을 풀어야 하는데 회원국들의 입장이 다르다는 것이 변수다. 통일된 의견이 나온다면 미국식 양적완화를 도입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중지를 모으지 못한다면 논란만 불거진 채 유로존 경제는 표류하게 될 것이다. 독일과 프랑스 등 유럽 10년물 국채금리는 최근 0%대에 진입했다. 시장에서는 유럽의 돈 풀기 가능성을 매우 크게 보고 있다는 뜻으로 받아들여진다.

글로벌 유동성 측면에서 내년은 조심해야 할 한 해가 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이 돈줄죄기를 가속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이 돈줄을 죄고, 유럽과 일본이 돈을 풀어 전 세계 유동성 총량을 맞출 수 있다면 국제금융시장의 변동성도 그만큼 축소될 것이다. 미국이 틈날 때마다 유럽과 일본에게 '경기부양'을 요구하는 배경에 이런 인식이 자리잡고 있다. 그러나 미국의 바람과 달리 일본은 돈을 더 풀기에 부담스러운 상황이고 유럽은 정치적, 법적 장애물을 넘어야 하는 녹록지 않은 상황이다. 미국이 최근 5~6년간 퍼부은 글로벌 유동성은 줄어들 가능성이 크다.

우리나라 입장에서 보면 밖에선 폭풍우가 몰아치는(변동성이 심한) 가운데 안에선 빙하기(경기냉각)의 시기가 올 것으로 우려된다. 엔저 때문에 수출기업들이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전망되고 달러 강세 때문에 우리나라를 떠나는 외국 자금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환율은 오름세를 계속 탈 전망이다. 최중경 환율로 알려진 1,140원을 넘어설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1,140원을 넘게 되면 앞으로 이 레벨이 단단한 저점이 될 것으로 관측된다. 가계부채에 대한 경고가 끊이지 않는 가운데 잇따른 기준금리 인하로 가계 빚은 더욱 늘어나는 추세다. 각종 복지예산 문제와 고령화 때문인 재정건전성 우려도 커지고 있다. 단기외채가 늘어나는 것에 대한 경고음도 나오고 있다. 우리 경제주체들에게 내년은 내우외환을 잘 견뎌야 하는 해가 될 것으로 보인다.

(국제경제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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