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미란 기자 =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은 28일 "김승유 전 회장에 비해 카리스마가 부족하다는 지적이 있지만 부담은 없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이날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취임 후 첫 기자간담회를 열고 "김 전 회장이 방향을 잘 잡아놓아 그 길을 따라가면 되기 때문에 힘들지 않다고 생각한다"며 "로마 제국을 건설할 때 '아피아 가도'가 필요했듯 김 전 회장이 길을 만들어놨다"고 설명했다.

그는 "우리나라 사람들은 너무 리더십만 교육하고 리더가 돼야 한다고 강조하는데 리더십 만큼 중요한 게 팔로어십(follower ship)이다"며 "직원들에게 앞으로 하나금융은 팔로어십이 중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다"고 말했다. 누구나 리더인 동시에 팔로어(follower)라는 이유에서다.

그는 "구성원이 힘을 합쳐 능력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도록 헬퍼(helper)가 되겠다"고 덧붙였다.

향후 인수ㆍ합병(M&A) 계획과 관련해 김 회장은 "하나금융에서 가장 약한 부문은 보험이다"며 "언제든 좋은 기회가 있다면 (M&A에)관심을 가질 예정이다"고 답했다.

다만 최근 매물로 나온 ING생명에 대해서는 "짝사랑하는 사람들이 많아 좋은 기회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했다.

경영 전략과 관련해 김 회장은 '은퇴시장' 대신에 '행복 디자인 시장'이라는 용어를 사용하자고 제안하며 "은행에 있을 때 이 분야에 제일 관심이 있었다"고 밝혔다.

그는 "조직을 떠난 후 남은 인생이 30년이다"며 "짧게 준비하면 안 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재무설계만 하는 건 아무나 할 수 있고, 은퇴하는 사람이 좋아할 만한 소프트웨어를 개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김 회장은 IT 부문에 대한 투자를 늘릴 것이라고 밝히며 "하나은행이 오프라인에서 다소 약하기 때문에 온라인 쪽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나SK카드와 외환카드 합병과 관련해서는 "카드 부문은 시너지를 내기 위해 합병이 필요하면 그때 가서 생각해보겠다"고 답했다.

또 "지금은 하나SK카드의 프로세스 운용을 BC카드에서 외환카드로 돌리는 것만으로도 시너지가 충분하다"며 "하나SK카드는 가맹점이 40만개, 외환카드는 250만개인데 가맹점을 함께 사용하면 가맹점 구축에 들일 돈도 절약된다"고 말했다.

외환은행 인수 후 통합작업(PMI)와 관련, 김 회장은 "제일 중요한 것은 서로 이해하는 것이다"며 "교감을 하면 PMI는 본인들이 알아서 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또 "요새 통합 대신에 교류라는 말을 쓰고 있다"며 "친화력은 제 전문이라 맡겨도 되며 마무리투수로서는 괜찮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mr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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