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한재영 기자 = 삼성전자가 오는 2020년까지 연간 글로벌 TV 생산물량을 1억대 수준으로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를 최근 확정했다.

울트라HD(UHD) 화질과 커브드(curved) 모델 등을 앞세워 글로벌 TV 시장에서 지켜온 시장점유율(M/S) 1위 자리를 공고히 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삼성전자가 현재 진행 중인 베트남 가전복합단지 구축 외에 2020년까지 목표 달성을 위해 글로벌 주요 거점에 추가로 TV 생산 설비를 구축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15일 전자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CE부문 영상디스플레이(VD)사업부는 내년 경영계획 수립을 통해 오는 2020년까지 전 세계 TV 생산 목표치를 1억대로 잡았다.

생산 줄 수와 하루평균 가동시간, 가동 일수 등을 고려한 삼성전자의 글로벌 TV 생산 능력(Capacity)은 지난해 기준으로 5천310만대이며 실제 4천752만대를 생산했다.

삼성전자는 올해에도 국내 수원사업장뿐 아니라 멕시코, 브라질, 헝가리 등 글로벌 현지 법인을 통해 지난 3분기 누적으로 총 3천886만대 TV를 생산했다.

올해 90%대 안팎 수준의 가동률을 적용한 4분기 생산량을 고려하면 삼성전자는 올 한 해 5천만대를 훌쩍 뛰어넘는 규모의 TV를 생산해냈을 것으로 추산된다.

삼성전자가 5년 안에 TV 생산량을 현재의 2배 수준으로 늘리겠다는 것은 글로벌 TV 시장에서 시장점유율 1위 지위를 확고히 하겠다는 뜻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급성장하는 UHD TV 시장에 대비한 측면이 큰 것으로 보인다.

시장조사기관 디스플레이서치에 따르면 올 3분기 수요를 바탕으로 예상한 2018년 UHD TV 수요는 7천383만대다.

올해 UHD TV 시장 규모가 1천268만대이니, 4년 새 6배가량 시장 규모가 클 것으로 내다본 것이다.

이 기관은 또 현재 5.7% 수준인 전체 평판 TV 대비 UHD TV 시장 비중이 오는 2018년이면 29.2% 수준으로 가파르게 성장할 것으로 예상하기도 했다.

삼성전자는 올 2분기 기준으로 UHD TV 시장에서 43%의 M/S를 점해 1위다. 디스플레이서치는 UHD TV 시장뿐 아니라 전체 TV 시장 자체도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내다봤다.

삼성전자로서는 공격적인 생산량 확대가 필수적인 셈이다.

실제 삼성전자는 생산 캐파 확충을 강하게 추진하고 있다. 올 하반기에만 남아프리카공화국과 베트남 등에서 TV 생산공장 설립을 승인받았다.

이미 남아공 더반 인근 두베 무역항 내에 액정표시장치(LCD) TV와 모니터 생산 라인 구축에 200억원 가량을 투입했고 내년 상반기 본격적인 가동을 앞두고 있다.

최근에는 베트남 호찌민 사이공하이테크파크(SHTP)에 70만㎡(약 21만평) 규모의 가전복합단지를 조성하기 위해 14억달러 가량을 투입한다. 이중 TV 생산라인 구축에 들어가는 투자액만 5억6천만달러다. 오는 2016년 상반기 가동이 목표다.

남아공과 베트남 생산법인 구축을 감안하더라도, 오는 2020년까지 1억대 생산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삼성전자가 추가 생산라인 구축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

특히 하이센스와 스카이워스 등 중국 현지 업체들의 TV 시장 공략을 방어하기 위해 중국 내에 생산라인을 추가로 구축할 개연성이 있어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TV 시장에서의 글로벌 1위 지위를 확고히 하겠다는 의지가 반영된 목표치로 보인다"면서 "삼성전자가 급성장하는 UHD TV 시장에 어떻게 대응할지 관심사"라고 언급했다.

jyh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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