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비스테온공조 인수에 불편한 심경 전달



(서울=연합인포맥스) 고유권 최진우 기자 = 사모투자펀드(PEF)인 한앤컴퍼니가 4조원에 달하는 자금을 투입해 국내 1위, 세계 2위의 자동차공조업체인 한라비스테온공조 인수를 추진하는 것과 관련해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이 한앤컴퍼니 측에 불편한 심경을 직접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17일 자동차업계와 투자은행(IB) 업계 복수의 고위관계자에 따르면 정 부회장은 평소 두터운 친분관계를 유지해 온 한상원 한앤컴퍼니 대표에게 "(우리의) 관계는 관계이고, 사업은 사업이다"라고 말해 한앤컴퍼니의 한라비스테온공조 인수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명확히 했다.

정 부회장과 한 대표는 한살 터울로 개인적으로 친분이 돈독한 사이로 전해졌다.

특히 한상원 대표가 모건스탠리PE(MSPE) 대표로 있던 2006년 재무적 어려움을 겪고 있던 현대로템의 유상증자에 참여해 2천38억원의 자금을 수혈해 준 이후 둘 사이는 사업적으로도 긴밀한 관계가 됐다.

그러나 현대차그룹에서 소화하는 공조장치 60% 가량을 공급하는 한라비스테온공조를 한앤컴퍼니가 인수키로 하자 입장은 엇갈리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한앤컴퍼니가 한라비스테온공조 인수를 강행할 경우 물량 축소, 거래 관계 종료 등을 포함해 다각도의 방안과 대책 마련을 검토중이다. 한라비스테온 입장에서는 매출에서 타격이 불가피할 수 있다.

현대차그룹이 반대하는 이유는 과도한 차입을 통해 한라비스테온공조를 인수하면 연구개발 투자 여력이 줄어 부품의 품질저하 우려가 큰데다, 향후 재매각시 파트너십 유지가 지속할 지에 대한 걱정이 크기 때문이다. (연합인포맥스가 8일 송고한 '비스테온 '먹튀' 논란…2조 빚내 인수하는 국내 PEF' 기사 참고)

한앤컴퍼니는 3조9천억원에 미국의 비스테온이 보유한 한라비스테온공조 지분 69.9%를 인수할 예정이다.

이 가운데 약 2조원 가량을 우리투자증권과 신한은행, 농협은행 등에서 4∼5% 금리 수준의 인수금융을 통해 조달할 예정이다.

향후 중국업체에 재매각해 기술 유출 우려가 있다는 지적에 대해 한앤컴퍼니는 한국타이어를 전략적투자자(SI)로 끌어들이고 국민연금의 투자도 유치할 것이라며 진화에 나섰다.

한상원 대표는 지난 11일 이례적으로 입장자료를 내고 "한라비스테온공조 인수 거래와 관련해 일부 오해와 우려의 목소리가 있다"면서 "한라비스테온공조의 주식을 한 주라도 가지고 있는 한 '제2의 쌍용차 매각'과 같은 일은 절대 발생하지 않을 것임을 주주와 고객사, 임직원 모든 관계자께 확실히 약속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하지만 현대차그룹은 한국타이어가 참여하건, 국민연금이 들어오건 우수한 기술을 보유하고 끈끈한 거래관계를 유지해 오던 부품 협력사가 PEF로 넘어가는 것 자체에 반대한다는 입장에서 한발도 물러서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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